[6·4 민심] 부산
여론조사때 오차범위내 싸움
개표 뒤에는 서병수 맹추격
여론조사때 오차범위내 싸움
개표 뒤에는 서병수 맹추격
선거운동 기간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안 접전 양상을 보였던 부산시장 선거는 막상 개표함을 열자 줄곧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가 오거돈 무소속 후보를 앞서나갔다. 초반에 5%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던 득표율 격차는 5일 새벽 1시30분께 2.4%포인트까지 줄기도 했다. 오 후보는 야당의 불모지에서 선전했으나, 예상과 달리 지역주의의 벽을 훌쩍 뛰어넘지는 못했다.
개표는 부산시교육청 해운대교육지원청 공동체육관 등 15곳에서 4일 저녁 7시께 시작됐다. 해운대교육지원청 공동체육관의 첫번째 투표함에선 오 후보가 58.8%를 얻어 서 후보를 17.6%포인트 앞서갔다. 개표 현장에 있던 오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손뼉을 치고 캠프에 전화를 하거나 문자로 첫 개표 결과를 보고했다. 서 후보 쪽은 한 차례 구청장을 지내고 국회의원 선거에서 네 차례나 당선됐던 이곳에서 초반부터 밀리자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개표가 1% 진행된 밤 9시께 서 후보는 52.4%를 얻어 47.6%에 그친 오 후보를 4.8%포인트 앞서나갔다. 순위가 뒤바뀌자 개표를 지켜보던 오 후보 쪽 관계자들은 탄식을 쏟아냈다. ‘이대로 굳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 속에 다시 뒤집기를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개표 결과는 선거구에 따라 엎치락뒤치락했다. 강서·서구 등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에선 서 후보의 표가 많았고, 상대적으로 젊은층이 많이 사는 곳에선 오 후보가 앞서나갔다. 두 후보에게 유리한 지역의 투표함이 열릴 때마다 표 차이가 좁혀졌다 다시 벌어지는 현상이 되풀이됐다.
두 후보의 선거사무소는 캠프 관계자들과 지지자들로 가득 찼다. 사하구 하단동의 서 후보 선거사무소에 모인 300여명은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 서 후보가 3.6%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오자 만세를 부르며 환호했다. 서 후보와 경선을 벌였던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 등 부산 지역 국회의원 10여명도 손뼉을 치며 서로 악수했다. 서 후보 캠프 관계자는 “지난 대선 당시 지상파 방송 3사가 출구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기는 것으로 보도했으니, 서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연제구 연산동의 오 후보 선거사무소에 모인 지지자 300여명은 오후 6시께 종합편성채널 <제이티비시>(JTBC)에서 오 후보가 서 후보를 7.4%포인트 이기는 것으로 나오자 환호성을 질렀다. 몇몇 지지자들은 “오거돈”을 연호했고, 오 후보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미소로 화답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는 오 후보가 서 후보한테 3.6%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정적이 감돌았다. 오 후보 쪽 관계자는 “애초 예상대로 두 후보가 1~2%포인트 차이의 초접전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서 후보는 개표 초반 선거사무소에서 개표를 지켜보다 새누리당 부산시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아직 개표 초반이어서 알 수가 없지만, 20만개 일자리 창출 등의 공약이 주효한 것 같다. 부산시민들이 박 대통령한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더 큰 표 차이로 밀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개표 초반 선거사무소에서 계속 자리를 지켰다. 역전을 당한 뒤에도 담담한 표정으로 지지자들과 함께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그는 “방송사들의 결과가 엇갈리게 나와 혼란스럽다. 하지만 끝까지 가봐야 한다. 부산시민의 심판을 믿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김영동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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