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뒤 야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이완구 새누리당 대표 연설
박대통령이 내세운 ‘대개조’ 대신
‘대개혁’으로 표현 바꿔 눈길
박대통령이 내세운 ‘대개조’ 대신
‘대개혁’으로 표현 바꿔 눈길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내놓은 ‘국가개조론’을 국회 차원에서 뒷받침할 기구로 ‘국가개혁특별위원회’를 국회에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국가개조’란 표현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야당의 반발을 고려해 ‘국가개혁’으로 바꿨는데, 대통령이 최우선적 과제라며 내세운 용어를 여당이 바꾼 것은 이례적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취임 뒤 첫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세월호 사태의 원인은 국가시스템의 실패”라고 규정한 뒤 “국가개혁특위를 설치해 ‘국가 대개혁’을 위한 종합 플랜을 여야가 함께 마련하자”고 밝혔다. 국가개혁특위 산하에는 3개 위원회(국회개혁위·정부개혁위·민생개혁위)를 따로 설치해, 정치개혁, 관피아 척결, 선진 민생시스템 확립 문제 등을 다루자고 했다.
내용상으로는 박 대통령의 국가개조론을 여야 정치권이 뒷받침하자는 제안이지만, 이 원내대표는 ‘국가 대개혁’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주목됐다. 새누리당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연설문 초안에는 국가 대개조로 표현했지만, 이 용어가 일방주의적 느낌을 주고 일본식 냄새가 난다는 지적이 있어 논의 끝에 최종 연설문에는 국가 대개혁으로 바꿨다”며 “추구하는 내용과 지향점은 똑같은데 굳이 대개조라는 부정적인 인상을 주는 단어를 사용할 이유는 없다는 의견이 많았고, 야당과의 관계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용어 사용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조율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런 단어 갖고 협의한 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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