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일본의 식민지 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망언을 한 사실을 보도한 KBS 뉴스. KBS 화면 캡쳐
“교회발언 악의적 편집”…보도한 모든 언론사에 소송불사 뜻
일제 지배와 관련된 식민사관 발언으로 비판이 일고 있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관련 내용을 보도한 모든 언론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12일 밝혔다.
이석우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은 이날 저녁 7시30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문 후보자의 교회 발언 동영상은 일부 언론의 악의적이고 왜곡된 편집으로, 마치 후보자가 우리 민족성을 폄훼하고 일제 식민지와 남북 분단을 정당화했다는 취지로 이해되고 있다”며 “해당 언론사 보도책임자를 상대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또 “(동영상) 관련 내용은 전혀 사실과 부합되지 않으며, 악의적이고 왜곡된 보도 내용 대부분이 전체 텍스트의 문맥을 파악하지 않고, 특정 글귀만을 부각하고 있다”며 “국무총리실 인터넷 사이트 등에 후보자의 강연 전문과 동영상을 게재해 국민들께서 직접 판단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밤 9시께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 강연을 하루 종일 검토해 봤다. 사과할 일이 아니다. 전체 맥락이 우리나라가 고난 견디고 잘된 나라가 됐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자진사퇴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런 이야기 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앞서 이날 출근길에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사과는 무슨 사과할 게 있느냐”며 소신 발언임을 강조했다.
야 “언론 겁박으로 국민분노 못 눌러”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문 후보자의 소송 방침에 대해 “언론을 겁박하는 것으로 반민족적 망언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누를 수는 없다. 사퇴하는 것이 국민과 나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조혜정 서보미 기자 zest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