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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김기춘 감쌌던 친박계도 “이제 물러나야”

등록 2014-06-25 20:04수정 2014-06-25 21:52

여당서 ‘김 책임론’ 쏟아지자 달라져
“사후대처 못해 대통령에 큰 부담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무회의가 열리기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무회의가 열리기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계기로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책임론이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에서도 본격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지만, 청와대와 당 지도부는 요지부동이다.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25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기춘 책임론’에 대한 질문에 “문창극 후보자를 사퇴시킨 것을 디딤돌 삼아 비서실장까지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의도적인, 정치적 표적몰이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윤 사무총장은 여당 내에서 청와대와 가장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실세로 통한다. 그는 “이런 국정공백에 비서실장까지 물러나라는 것은 과한 공세”라고 선을 그었다. ‘김기춘 경질=국정공백 가중’이라고 단언한 셈이다. 윤 총장은 “문창극 후보자가 사퇴한 과정을 보면 곳곳에 합당하지 못한 문제점이 있다. 이게 전부 다 김기춘 실장 몫은 아니잖은가”라며 김 실장을 엄호했다.

박 대통령과 여당 핵심의 이런 일방적인 ‘김기춘 감싸기’는 국정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떨어뜨린다는 점을 간과한 인식이다. 야당은 김기춘 실장을 넘어 ‘비선라인’의 인사 개입 의혹을 집중 제기하기 시작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전 후보자 추천은 청와대 비선라인인 ‘만만회’에서 했다는 말이 있다”고 주장한 뒤 “비선라인이 국정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비서실장의 역할이며, 검증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만만회’의 멤버가 누구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만만회’는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 박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인 정윤‘회’씨의 이름 끝 글자만 따서 지칭하는 것이라는 얘기가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김효석 새정치연합 최고위원도 <교통방송>(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도대체 비선, 최측근 라인이 누군지, ‘보이지 않는 손’이 누군지 밝혀야 된다”며 “이 사람들이 제대로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 국정공백 사태가 안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춘 책임론’은 여당 내에서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김영우 의원은 25일 <와이티엔>(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후보자 낙마는) 인사검증 실패가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전 과정에서 청와대는 수수방관한 측면이 있다”며 “인사시스템의 책임을 맡은 분이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게 국민 상식 아닌가”라고 말했다. 함께 출마한 김태호 의원도 <평화방송>(PBC) 라디오에 출연해 “(김 실장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유력 당권주자인 김무성 의원도 문 후보자가 자진사퇴한 지난 24일 “두번째 총리(후보)가 낙마한 데 대해 그 (인사를) 담당한 분은 일말의 책임이 있다”며 김 실장을 겨냥했다.

청와대와 당 지도부와는 달리 상당수 여당 의원들은 ‘김기춘 경질=정국상황 반전’으로 보는 분위기다. 김기춘 실장이 주도한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김 실장 교체는 불가피하다는 게 ‘김기춘 책임론’의 근거다.

한 재선 의원은 “김 실장은 문창극 후보자의 강연 동영상 파문이 터진 뒤 전혀 사후 대처를 하지 못했다. 민심을 빨리 파악하고 문 후보자를 서둘러 설득하지 못해 박 대통령에게 더 큰 부담을 줬다”며 김 실장의 경질을 주장했다. 다른 재선 의원도 “대부분의 의원들이 (인사 참사) 사태가 중대하기 때문에 ‘이번엔 (김 실장도) 넘어가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친박근혜(친박)계 의원들의 기류도 바뀌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연거푸 국민이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사람을 후보자로 내놓은 인사위원장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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