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홍철 사장이 감사 재직때
한국투자공사서 2천여만원
은행·증권사서도 수백만원씩
한국투자공사서 2천여만원
은행·증권사서도 수백만원씩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피감기관이나 금융권 인사들에게서 고액 후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후원금 적절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5일 박원석 정의당 의원실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의 후원금 관련 자료를 종합하면, 최 후보자는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감사로 재직하던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213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안 사장한테서 개인이 국회의원에게 낼 수 있는 연간 후원금 최대 한도인 500만원을 후원금으로 받았다. 한국투자공사는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피감기관이다. 최 후보자는 2004년 17대 국회 때 경북 경산·청도에서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하면서 대부분 기획재정위에서 활동했다. 2008년에는 기재위 한나라당 간사를 맡기도 했다.
또 안홍철 사장은 한국투자공사 감사로 일해오다 지난해 12월 한국투자공사 사장에 올랐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과정에 최 후보자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최 후보자는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다. 최 후보자와 안 사장은 연세대 동문이며, 최 후보자가 행정고시 22회, 안 사장이 23회다.
특히, 2012년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 특별직능단장으로 활동한 안 사장은 지난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최경환 후보자를 비롯해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자에게 각각 1인당 기부 한도액인 500만원씩을 후원하기도 했다. 친박 실세들에게 중점적으로 고액의 후원금을 보낸 것이다. 안홍철 사장은 사장 취임 직전까지 트위터 등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안철수 의원 등을 원색적으로 비난해 물의를 빚은 인물이기도 하다. 이 문제로 올해 초부터 국회 기재위가 파행을 겪다 지난 4월 여야가 이례적으로 안 사장에게 물러나라고 요구했으나, 안 사장은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 4월 당시 여당 원내대표는 최경환 후보자였다.
한편, 최 후보자는 금융권 관계자들로부터도 후원금을 받았다. 2006~2007년 우리은행 민영화와 외환은행 인수로 금융권이 유례없는 경쟁을 벌일 때,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진성 전 하나은행 부행장 등에게서 각각 130만원과 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2011년에는 임기영 대우증권 대표이사와 정진석 전 동양증권 대표한테서 각각 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특히 최 후보자는 2009년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대가성 후원금 논란에 ‘후원금 모금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고액 후원금을 받아와 ‘거짓 약속’ 논란도 일 전망이다.
이에 대해 김용진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최 후보자가 후원금을 받은 이들은 대부분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지인들로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전혀 없고, 지경부 장관 재임 때는 후원금 계좌를 폐지해 후원금을 실제로 받지 않았다”며 “청문회 과정에서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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