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국회 운영위 출석
“문창극 강연 방송 보고 알아
‘만만회’는 악의로 지어낸 말”
문창극·안대희 추천 관여도 부인
박 대통령·여야 원내지도부 10일 회동
“문창극 강연 방송 보고 알아
‘만만회’는 악의로 지어낸 말”
문창극·안대희 추천 관여도 부인
박 대통령·여야 원내지도부 10일 회동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7일 최근 잇따른 인사 참사에 대해 인사위원장인 본인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실장은 잇따라 낙마한 안대희·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신과의 개인적 인연에 의해 추천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했다. 또 그는 비선조직이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도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 실장은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만만회’(박지만·이재만·정윤회)로 불리는 비선라인이 인사에 영향을 준 것이냐”고 추궁하자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만들어낸 말이고 실체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만만회는 인사에 전혀 관여한 일이 없다”며 “인사가 잘되고 못되고 하는 책임은 전적으로 인사위원장인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기춘대원군’으로 불리고 있다는 지적을 두고서도 “저의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하지만 김 실장은 총리 후보자의 잇따른 낙마 파동을 불러온 인사검증 부실 문제에 대해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창극 후보자의 역사왜곡 발언을 놓고 “많은 후보들의 사사로운 발언이나 강연 같은 것을 모두 다 밝혀서 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문 후보자의 교회 강연도 케이비에스(KBS) 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변명했다. 문 후보자의 역사인식에 대한 개인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이미 후보를 스스로 그만둔 분의 개인적 인식에 대해 제가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언급을 피했다. 검사 후배인 안대희 후보자와의 관계나 문 후보자에 대한 개인적 지지가 인선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두고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야당 의원이 자신의 과거 이력을 거론하며 사퇴 의사를 묻자 강하게 반박했다. 강동원 의원은 “고문으로 악명 높았던 중앙정보부에 파견돼 일했고, 92년 대선을 앞두고는 ‘우리가 남이가’ 하는 초원복집 사건에,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는 가장 앞장선 인물이고, 노무현 대통령을 보고 사이코라고 불렀는데 이런 비서실장이 오늘날 박근혜 대통령이 주창하는 국민행복시대를 열 수 있나? 사퇴할 용의가 있나?”라고 말했다. 이에 김 실장은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강 의원님은 국민의 대표로서 이 자리에 계시기에 무슨 말씀이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말씀 중에는 전부 다 진실에 입각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그는 또 구원파가 금수원에 내건 “김기춘 실장, 우리가 남이가?”,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라는 펼침막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구원파의 매우 비열하고 악랄한 선동행위”라며 불쾌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의 청와대 회동 일정이 10일 오전 10시30분으로 확정됐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주례회동을 열어 이렇게 합의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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