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오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평소 공교육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자녀는 셋 모두 미국에 조기유학 하도록 한 것에 대해 따져 묻는 김민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행안부 장관 후보 청문회
여야 모두 ‘편법 군복무’ 질타
부동산 투기 부인 위장전입 인정
“김기춘 실장 아는 사이냐” 묻자
“안다는 사이는 아니다” 답변
여야 모두 ‘편법 군복무’ 질타
부동산 투기 부인 위장전입 인정
“김기춘 실장 아는 사이냐” 묻자
“안다는 사이는 아니다” 답변
8일 국회에서 열린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정 후보자의 편법 군복무와 위장전입 및 부동산 투기, 사외이사 등 대외활동의 부적절성 및 탈세, 논문 자기표절 등에 대한 질타와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비서실장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제주 4·3사건과 5·16쿠데타 등 역사인식에 대한 의문도 이어졌다.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편법 군복무와 관련해 ‘박사과정 5학기를 주간에 다닐 수 있게 한 바 없다’는 국방부 답변을 제시한 뒤, “국방의 의무에 최선을 다했다고 정 후보자가 말하는데 이것은 위증”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이 “(군복무 중 박사과정 이수) 허락을 받았다면 지휘관 직위해제감이다. (당시 허락한) 지휘관이 누구냐”고 묻자, 정 후보자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지휘관의 허락을 받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같은 당 박남춘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에는 검찰총장으로 유력했던 사람이 방위 근무하다가 사법연수원 다녀서 낙마한 사례가 있다”고 지적하자 정 후보자는 역시 “법무장교로서는 직무에 최선을 다했다”고 답했다.
정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 발언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김장실 새누리당 의원이 “4·3과 관련해 명확하게 말씀해달라”고 하자 “4·3사건에 대해 대략을 보면 남로당 중심으로 했던 무장투쟁과 그 무장투쟁 과정에서 진압을 하고 이런 과정들이 있다”고 답해 논란이 예고됐다. 이 발언에 대해 양동윤 제주 4·3 도민연대 공동대표는 “군경과 서북청년단의 만행에 도민들이 저항한 것을 남로당의 무장폭동이라는 것은 역사의 몰이해”라며 “무장투쟁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4·3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전복이나 무장세력의 실체가 확인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5·16은 쿠데타냐”고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정 후보자는 “책에 써놓은 대로다. 여기서 말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수차례 답변을 피하다가, 질문이 거듭되자 뒤늦게 “(쿠데타가) 맞다”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정 후보자는 강남 아파트 투기 의혹에 대해선 “평생 투기를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서울시 마포구 빌라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선 “주민등록법 위반 사실은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및 영광학원 이사회 등의 업무로 받은 기타 소득에 대해 탈세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평생 탈세한 적 없다”고 말하다가 나중에는 “세무사에게 맡겨 관리한다. 국세청에서 세금이 부과되면 납부하겠다”고 답변을 바꿨다. 논문 자기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제 주장이 국내에서 워낙 독창적이어서 중복된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며 “불찰이 있다면 제 이름을 그다음에 쓰지 않았다는 것인데 다음에는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 후보자의 추천자가 김기춘 실장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 후보자는 원로 법조인인 변무관 변호사의 호를 딴 법조인 모임 ‘정석회’에 참석하고 있는데, 이 모임의 주인공인 변무관 변호사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함께 ‘15인회’라는 모임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현 새정치연합 의원이 “변무관 변호사와 아는 사이 아니냐”고 묻자 “존경하는 분”이라고 답했다. 이에 15인회에 대해 물었고 “(후보자는) 김기춘 실장과 아는 사이냐”고 묻자 “안다는 사이는 아니다”라고 에둘러 답하기도 했다.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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