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후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당대표로 출마한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후보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이 낙마 기로에 있는 국무위원 후보자 3명(김명수 교육부,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거취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14일 여당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야당이 2명(김명수·정성근 후보자)에 대한 (임명) 철회를 공식 요청했고 우리 당의 분위기도 좋지 않다는 사실을 박 대통령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두 후보자의 거취를 최종) 결정해서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도 “박 대통령이 오늘 ‘임명하기 어렵다’는 말을 언급 안 했을 뿐이지, 그에 대한 정리는 하고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섞어 말했다.
여당이 박 대통령에게 바라는 ‘결단’은 청문회에서 위증한 뒤 폭탄주까지 마신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철회다. 논문 표절, 연구비 유용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청와대가 이미 ‘정리’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우리가 봐도 정성근 후보는 (국민의) 기준에 미흡하다”며 “낙마가 1명 되나 2명 되나 마찬가지 상황이니, 앞으로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주는 (정 후보자 문제는) 정리하고 가는 게 오히려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2(김·정 후보자)+알파(α)’ 낙마를 내건 야당을 비난해온 지도부의 분위기도 바뀌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출연해 정성근 후보자의 잇단 의혹에 대해 “그런 것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조금 걱정스러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김·정 후보자에 대해서는 국민 여론이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은 청와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악화된 민심을 읽어 혼란을 정리해주길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준석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 위원장도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나와 “당이나 청와대 반응을 보면 그다지 (민심에 대한) 속도감 있는 반응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지 않다. (특히) 당 지도부가 임명권자의 눈치만 보고 있다”며 청와대와 여당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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