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새누리 밀자는 분위기인데 손 지사때 살만했던지라…”

등록 2014-07-20 20:21수정 2014-07-20 23:33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와 수원 지역 후보자들이 20일 오후 경기 수원 팔달구 수원역 앞에서 7·30 재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유세에서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한길 공동대표, 백혜련 후보, 손학규 후보, 박광온 후보, 안철수 공동대표, 김진표 전 의원. 수원/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와 수원 지역 후보자들이 20일 오후 경기 수원 팔달구 수원역 앞에서 7·30 재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유세에서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한길 공동대표, 백혜련 후보, 손학규 후보, 박광온 후보, 안철수 공동대표, 김진표 전 의원. 수원/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민심 르포] 수원병(팔달)

토박이지만…“김용남 잘 몰라”
“손학규 거물인데 철새 아닌가”
김 ‘인지도’-손 ‘지역 스며들기’ 다급
여야 지도부 수원벨트 총력
“새누리당을 찍어야 할지 손 지사를 찍어야 할지 모르겠네요.”

20일 수원역 인근에서 만난 김형식(59·자영업)씨는 수원 토박이로 전통적인 새누리당 지지자다. 그런 그에게 7·30 재보궐선거 수원병(팔달)에 출마한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딜레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손 후보는) 여전히 ‘지사’로 부를 만큼 친숙한 존재지만, ‘우리’ 사람인지는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런 민심의 틈새에 ‘철새론’이 자리잡았다. 지동시장에서 건어물업을 하는 김아무개(68)씨는 손 후보를 가리켜 “거물인데 철새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가 수원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다닌 ‘수원 토박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것도 이 부분을 공략하는 것이다. 김 후보와 손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 중이다. 검찰 출신인 김 후보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고향인 수원갑(장안)에서 출마한 바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 넷째) 등 지도부와 수원 지역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20일 오후 경기 수원 팔달구 수원역 앞에서 열린 7·30 재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유세에서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인춘 의원, 수원병 김용남 후보, 수원을 정미경 후보, 김무성 대표, 수원정 임태희 후보. 수원/박종식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 넷째) 등 지도부와 수원 지역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20일 오후 경기 수원 팔달구 수원역 앞에서 열린 7·30 재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유세에서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인춘 의원, 수원병 김용남 후보, 수원을 정미경 후보, 김무성 대표, 수원정 임태희 후보. 수원/박종식 기자
못골시장에서 30여년 동안 청과상회를 해온 김봉수(59)씨는 “새누리당 후보를 밀자는 분위기이긴 한데, 손 지사 때 먹고살 만했던 것 생각하면 손 지사 얘기 하는 사람들도 있고…”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종로감리교회에서 만난 서신애(29)씨는 “우리 가족은 손학규 때 어떻더라, 남경필은 어떻더라는 말은 해도 아직 새누리당(김용남) 후보 얘기를 하지는 않고 있다”며 “좀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 토박이면서도 인지도에서는 손 지사에게 밀리는 김 후보는 이날 새벽 5시부터 교회 세 곳의 예배에 참석하고, 중간중간 축구 동호회와 등산 동호회 등 지역 행사에도 얼굴을 비치는 등 분 단위 일정으로 움직였다. 반면, 손 후보는 조용하고 겸손한 선거를 앞세우며 교회 예배와 성당 미사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손 후보는 얼굴을 알리기보단 지역에 조용히 스며드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관건은 ‘철새론’과 ‘인물론’의 대결인 셈이다. 김 후보 쪽 전략 관계자는 “선거운동 일주일이 되는 25일께부터는 김 후보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손 후보를 향한 ‘철새론’도 확산될 것으로 본다. 특히 50대 이상은 수원에 대한 자존심이 가장 큰 세대여서 손 후보가 기대하는 지지율 우위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후보 쪽에서는 철새론에 직접적인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손 후보가 이날 수원역 연설에서 “오랜만에 돌아온 수원에서 대한민국 정치를 바로 세우겠다”고 한 것처럼 우회적으로 수원 팔달이 자신의 정치적 이력과 무관하지 않음을 강조하는 게 전부다. 손 후보 쪽 전략 관계자는 “당을 옮겨 두 번이나 당대표를 한 분에게 철새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분당에 나간 것을 두고 말한다면 그건 선당후사라는 맥락을 모르고 하는 말이어서 더욱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철새론도) 손학규라는 인물론으로 정면돌파하는 수밖에 없다. 40~50대를 중심으로 지지율이 높아지는 등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날 ‘수원벨트’(권선·팔달·영통)의 중심인 팔달에 지도부를 총출동시켰다. 새누리당은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하고 팔달을 거점으로 수원벨트 세 곳을 석권하려는 전략을 세웠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17~18일에 이어 이날 또다시 팔달을 찾았다.

‘수원벨트 전패’ 위기감을 느낀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수원정(영통)에 재보선 야전사령부 격인 ‘천막 현장상황실’을 설치하고 선거운동 기간 내내 숙식하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승부처를 수원으로 보고 던진 승부수였다.

수원/하어영 서보미 기자 hah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