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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야당, 세월호 심판론 빼곤 아무것도 없었다”

등록 2014-08-07 20:13수정 2014-08-08 14:51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직후인 지난 1일 국회에서 박영선 원내대표와 중진 의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관한 논의를 위해 회의를 열고 있다.  김경호기자 jijae@hani.co.kr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직후인 지난 1일 국회에서 박영선 원내대표와 중진 의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관한 논의를 위해 회의를 열고 있다. 김경호기자 jijae@hani.co.kr
야권 지지 유권자 심층면접 7·30 재보선 이후 새정치 어디로
7·30 재보선에서 여권을 심판하려 했던 야당은 15석 중 4석만을 얻어 되려 ‘심판’ 당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왜 여권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인한 ‘반사이익’조차 챙기지 못한 걸까? <한겨레>는 지난 4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플러스’와 함께 지난 2012년 대선 때 야당에 투표했던 30~50대 남녀 7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조사(FGI)를 벌여 이 물음에 대한 답을 들어봤다. 참석자들은 “이기려고 선거한 거 맞냐”는 짙은 불신과 함께 “새누리당은 반바지에 카우보이모자라도 쓰는데 새정치연합은 아무 것도 안했다”, “의원 배지에 안주하는 이들은 다 솎아내야 한다” 등 과감한 변화를 촉구했다. 사회는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대표가 맡았다.

민생 문제 겨냥한 대안 내놨어야
여당 공격에 무력…지역 공약 부족

■ 야당의 세월호 심판론 전략은 왜 실패했나?

사회자 7·30 재보선에서 야당이 4석밖에 못 얻은 것은 예상 외였다. 일부 언론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심판론만 내세우다 졌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손주형(이하 손) ‘세월호’에 대한 피로감이 있었다. 자영업자들은 세월호로 상당히 피해를 봤다. 이 얘기만 끊임없이 하는 것은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이 지친다. 여당 쪽 사람들은 “세월호 좀 그만 우려먹으라”고 하고, 야당 쪽 사람들은 “정권심판론 맞지만 이젠 좀 먹고 살자”라고 한다.

김진배(이하 김) 세월호 참사에 피로감 느끼는 사람들도 있지만 세월호 특별법에 관심있는 사람들도 많다. 언론과 여권에선 야당이 버텨서 특별법에 합의를 못해주고 있다고 자꾸 몰아갔다. 야당의 자충수라기보다는 여당의 전략에 말려든 거다.

유현주(이하 유) ‘세월호 피로감’은 매우 우려스런 일이다. ‘세월호 심판론’은 맞다. 어떻게 세월호를 잊을 수 있겠나. 다만 심판론에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했다. 여당이 노인들에게 뭘 해주겠다라고 하는 것처럼 야당도 젊은층 겨냥해서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겠다거나 하는 약속이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여당이 노인들에게 기초연금 20만원 주겠다고 한 것처럼 야당도 젊은 사람들의 경제적 문제, 힘든 문제들을 겨냥해서 그 사람들의 필요한 부분을 채워줘야 한다.

강지선(이하 강) 세월호 이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규제완화 문제인데, 야당은 이에 대해 법과 정책에 의한 공격보다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 주느냐 마느냐의 문제에만 매달렸다. 그러니까 정쟁 일삼는 걸로만 보였다. 새누리당은 유족들을 굉장한 특혜를 원하는 사람들처럼 흑색선전하는데 야당은 확실히 대응을 못했다.

이재준(이하 이) 정권심판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권심판과 같이 가야되는게 지역과 관련된 현안이다. 나는 예전에 동작에 살았는데, 새누리당이 “강남4구 만들겠다”는 공약 듣는 순간 핵심을 찔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작은 뉴타운 얘기만 있었지 아무것도 된 게 없었다. 야당은 지역 공약이 부족했고, 한가지 이슈에만 묻어갔다. 남 새누리당은 파격적으로 반바지에 카우보이 모자라도 썼지만 야당은 아무 것도 없었다. 전혀 준비가 안된 것으로 보였다.

안철수 다를 줄 알았는데 실망
공천 잡음·당리당략 치우쳐

■ 야당의 공천은 무엇이 문제였나?

사회자 야당이 공천을 잘못했기 때문에 졌다는 분석도 많은데 왜 그랬다고 생각하나? 박민석(이하 박) 안철수 만큼은 뭔가 다를 거라 기대했는데 실망스러웠다. 6·4 지방선거 때 광주시장 공천 잡음을 답습했다. 세월호 때문에 여당 심판하고 싶었지만 야당 행태 보니 내분만 계속됐다. 그런 정당한테 뭘 기대하겠냐는 생각 들었다. 재보선 투표율이 저조한 이유도 그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동작을에서 대승적 차원으로 (정의당) 노회찬 후보를 밀어줘야 했는데 그저 우리 후보만 당선시키면 된다는 식으로 당리당략에 치우쳤다. 제1야당답지 못했다.

남희섭(이하 남) 6·4 지방선거 때 기초공천 무공천하겠다고 말 바꾸고 흐지부지돼 실망스러웠다. 동작을에서 기동민·허동준 다투는 공천 파문 보며 여당과 다른 게 없다고 생각했다. 권은희 후보의 경우 재산 축소 의혹까지 나왔다.

전남 순천·곡성에서 이정현 의원이 당선된 결정적인 이유는 야당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까지 됐던 서갑원 후보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국가예산이 투입되는 순천만 정원사업에 대해 서 후보는 반대하기도 했다.

몇몇 선거구 보면서 ‘이기려고 하는 게 맞나’하는 의심까지 들더라. 아무런 연고가 없는 김두관 후보를 왜 김포에 내느냐. 그래도 대권주자이고 장관도 했던 분인데 왜 저런 데 내보냈는지 모르겠다. 새누리당 은 동작을에 김문수니 나경원이니 데려오려고 정성을 쏟았는데 야당은 그런 거 안했다. 호남은 아무나 될거라고 생각하고 아무나 집어넣었다.

좌충우돌 분열하는 모습 여전
쇄신·변화 확실하게 보여줘야

7·30 재보선 FGI 참여자 주요 발언 (※클릭시 확대됩니다.)
■ 야당의 문제는 무엇인가?

사회자 김한길·안철수 두 대표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다. 이제 야당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안 그래도 좌충우돌해서 분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마당에 비대위원장 누가 하느냐를 놓고 또 비판이 오갔다. 내가 보기엔 색깔싸움이었다. 이 기회에 ‘우리 계파가 한번 잡아봐?’ 그런 생각도 있는 것 같더라. 변화를 보여주려면 쇼맨십도 필요하다. 예전에 한나라당 천막당사를 봐라. 처음엔 쇼라고 했지만 결국엔 지지층을 마음 짠하게 만들면서 더 단합하게 했다. 지금 야당은 그런 천막당사 아니더라도 뭔가 국민들한테 이렇게 변했다고 하는 외형적인 거라도 보여줘야 한다. 밀실 안에서 뭘 해봐야 소용없다. 국민들한테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하나씩 하나씩 보여줄 때 정말 야당이 호응을 받을 것이다.

야당은 적당히 정치인으로서 누릴 것만 누리고 ‘나는 국회의원 배지만 달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쇄신할 필요가 있다. 솎아내야 한다. 기득권에 영합하는 뜨뜻미지근한 야당 원하는 게 아니라 내가 바라는 것을 대변해줄 수 있는 당을 원한다. 덩치만 크면 뭘하나, 목소리도 못내는데. 아마 대안 정당 있으면 젊은 사람들은 그쪽으로 마음이 많이 기울 거다.

새정치연합은 술에 술탄 듯, 물에 물탄 듯하다. 야당다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정의당 또는 ‘간첩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통합진보당이다. 그러나 힘이 없다. 새정치연합은 껍데기만 야당을 쓰고 있고, 하는 행동은 새누리당 2중대같은 행태를 하니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떨어져나간 거다.

야당이 (박근혜 정권을) 공격 안하는 것이 능력이 없어서 못하는 건지 적극적이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도 야권에서 그렇게 열심히 하는 것 같지 않다. 힘이 없는 건지, 겁내서 안하는 건지, 못할까봐 안하는 건지 모르겠다.

기댈곳 야당뿐이지만 기대 낮아
젊은층 표심 잡는게 관건

■ 앞으로 야당에 희망이 있을까?

사회자 새정치연합이 야당다운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다음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 젊은층의 표심을 잡는 것이 관건이다. 젊은층은 지금 거의 절박함이 극에 달했다. 또 예전에 촛불집회 나갔던 10대들이 이제 자라서 투표할 나이가 됐다. ‘안녕하십니까’ 운동에서 보듯 젊은층 정치 참여가 엄청 늘었다. 그 폭발력만 일으킨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방선거 때 진보교육감 압승 보면 굉장한 가능성이 있다. 교육 이슈는 뚜렷하게 진보와 보수가 갈린다. 자사고 폐지엔 엄마들 다 공감했다. 그런데 야당은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니고 어정쩡하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 하는 거 보면 야당이 승리할 가능성은 있지만, (결국) 야당이 못해서 승리가 불투명하다고 본다.

야당이 해야할 일은 일반 시민들과의 소통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서 시민의 의견을 듣고 거기에 재빨리 대응한다. 새정치연합 트위터 보면 가관도 아니다. 사람들이 욕하는 댓글을 그렇게 써놨는데도 그거 한줄이라도 읽어보는지 모르겠다. 두 대표가 물러난 뒤 더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나오면 사람들 마음도 기울어질 거다. 그래도 기댈 데는 야당 밖에 없으니까.

야당이 이길 거 같다. 민영화 실시, 서민 홀대 등 여권이 너무 눈에 보이게 못하기 때문에 새누리당에 등 돌리는 사람 있을 것 같다.

나는 앞으로 지지정당은 안 바꿀 거다. 그러나 야당에 솔직히 큰 기대는 안하고, 그저 나만은 보수적으로 변하지 말자고 생각한다.

정리 이유주현 이승준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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