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판 전후 ‘극과 극’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7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세월호 특별법을 논의하다 “이런 식이라면 협상의 여지가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완구 “누군 화낼 줄 모르나”
박영선 “야당 협박하는거냐”
“서로 기선제압하려다 벌어진 일”
박영선 “야당 협박하는거냐”
“서로 기선제압하려다 벌어진 일”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나가주세요! 나는 뭐 화낼 줄도 모르는 줄 압니까?”(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거대 여당은 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야당이 힘이 없다고 협박하시면 됩니까?”(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세월호 특별법의 사실상 최종협상에 가까웠던 7일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이완구 원내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는 자리에 앉자마자 고성과 비난을 주고받았다. 수많은 기자들이 보고 있는 자리에서 그대로 노출된 험악한 분위기의 공개회동은 40여분간 이어졌다.
시작은 박 원내대표가 먼저였다. 그는 “7·30 재보선 전 김재원 새누리당 수석원내부대표가 (새정치연합이 준비중인 세월호 특별법 내용을 왜곡한) 대외비 문건을 카톡으로 유포시켜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자 이 원내대표가 “앉자마자 개별 의원들 이야기를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발끈했다. 이 원내대표는 재보선 전날 전남 순천 매실밭에서 발견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변사체가 ‘유병언 시신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박범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의 논평을 들며 역공에 나섰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이런 분위기면) 국정조사도 증인 채택도 어렵고 모든 게 마비된다”며 박 원내대표를 압박했다.
그러자 박 원내대표는 높은 톤으로 “협박하시면 안 된다”고 맞받았다. 이 원내대표는 그 순간 “저는 (원내대표가 된 뒤) 지난 3개월간 한번도 오만하게 안 굴었다”며 흥분한 상태로 목소리를 높였다. “비공개 협상으로 전환하자“는 김영록 새정치연합 수석원내부대표는 물론 같은 당 김현숙 원내대변인의 만류도 “가만히 있으세요!”라며 뿌리쳤다. 이 모습을 본 박 원내대표도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웃기만 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미 양당 원내대표가 각자 합의할 내용을 준비해 와서 (협상 타결이) 어느 정도 예상됐다”며 “(서로 초기에) 기선제압을 하려다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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