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
<시비에스> 라디오에서 밝혀
“제주도 내 이미 카지노 8개…통제와 감독기구부터 만들어야”
“제주도 내 이미 카지노 8개…통제와 감독기구부터 만들어야”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관광 분야 투자활성화를 위해 외국 자본 등에 신규 카지노 허가를 적극 내줘야 한다는 정부에 방침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원 지사는 14일 아침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출연해 일단 “(박근혜) 대통령이 신규 카지노 (허가를) 빨리 빨리 해주라는 건데 제주도는 못 해주겠다는 거냐고 오해할 수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자신이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다는 일부의 해석에 대해 해명했다. 지난 13일 제주도는 전날 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는 현재 중국 자본이 제주에서 건설을 추진 중인 테마마크 신화역사공원 내의 카지노 허가 문제를 적극 돕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제주와는 상관 없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언론들은 ‘원 지사가 정부의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고 보도했는데, 원 지사가 직접 나서 ‘오해’라고 설명한 것이다. 그는 “신화역사공원을 개발하겠다는 (중국의) 란정, 란딩이라는 회사는 이미 제주도에 하얏트호텔의 (외국인) 카지노 영업권을 샀기 때문에 신규 카지노 허가 여부가 새로운 쟁점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 지사는 신화역사공원과 상관없이 “제주에는 이미 8개의 카지노가 있다”며 추가 신규 카지노 허가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복합리조트 개발 사업에 외국인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그 안에 카지노 설립을 허가해주겠다는 정부의 방침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원 지사는 “(카지노) 허가만 해주면 어떤 사태가 일어나냐 하면 여기에서는 전부 외상으로 이뤄지고 결제는 전부 외국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는 세금도 못 매기고 사기게임에 대해서 통제도 못한다”며 “그런데도 한국이나 제주도는 국제적인 블랙게임, 탈세, 환치기의 메카라는 오명을 쓸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존 8개도 지금 통제가 안 되는데 이들에 대한 통제와 감독기구부터 만들고 그 다음에 (신규 카지노 허가)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제주로 몰려들고 있는 중국 자본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내비쳤다. 그는 “마구잡이로 숙박시설을 지어 분양한 뒤 시세차익으로 다른 투자를 하거나 카지노를 가지고 주식시장(처럼)으로 (이득을) 챙기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노땡큐’”라며 “(진정한 투자인지 투기성 투자인지) 잘 가려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자본이 건설중인 50층짜리 드림타워 사업을 보류시킨 데 대해서도 “우선 (주변) 경관과 안 맞고 교통 영향 등의 부분에서 허가가 잘못 나갔다고 본다”며 “이미 절차가 끝났기 때문에 투자자와 제주도의 가치를 놓고 지금 아주 진지하게 일단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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