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이정현
전남권 의대 유치놓고 여야 핵심 두 의원 신경전
전남권의 의과대학 유치를 놓고 여야의 핵심인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전남 순천·곡성)과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전남 목포)이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3선의 박 의원은 “내가 이 의원과 싸울 군번은 아니다”라고 우회적으로 공격했고, 재선의 이 의원은 “(유치는) 선수와 힘이 아니라 논리로 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박 의원은 18일 아침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나와 ‘두 거물이 의대를 놓고 붙었다는 세간의 관심’에 대해 묻는 질문에 “내가 이정현 의원하고 싸울 군번도 아니고 개인적으로도 가깝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우리 전남에 의과대학이 없기 때문에 순천이든 목포든 생기면 좋다”면서도 “목포는 섬들이 많아서 섬에 사는 사람들이 이송 중에 목포에 나와서 광주 대학병원으로 옮기는 중에 많은 불상사가 생기기 때문에 25년 전부터 의대를 준비하고 있었고 순천대는 그렇게 (오래)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준비 안 된 순천대 의대’ 유치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날 박 의원이 ‘목포대 의대’ 유치를 강조한 건 이 최고위원이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된 이후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그의 대표 공약인 ‘순천대 의대’ 유치를 약속하고 나서면서, 강력한 경쟁자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간 ‘전남의 최초 의대 유치’를 둔 목포대와 순천대의 경쟁에선 이미 1990년대부터 유치전을 전개해온 목포대가 다소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을 앞세우면서 ‘예산폭탄론’을 들고 나와 상황이 달라졌다. 목포대와 순천대의 의대 유치 경쟁이 여야의 전현직 최고위원 간 대결로 확대된 셈이다.
이 최고위원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에스비에스>(SBS) 라디오에 출연해 “박지원 의원님 주장도 일리가 있다”면서도 “ 2개를 한꺼번에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우선순위에 있어서 (순천에는) 공단이 많아서 산업재해 발생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순천대 유치를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박지원 의원의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의대 유치는) 선수와 힘이 아니라 논리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충분히 설득할 자신, 양보를 얻어낼 자신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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