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군복무 중인 큰아들이 후임병 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수원/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군 복무 중인 큰아들의 후임병 폭행과 성추행 혐의 사건으로 대국민 사과를 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프란치스코 교황 초청 미사 참여 계획을 포기하는 등 ‘자숙모드’에 들어갔다. 반면 경기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남 지사가 사과에 진정성을 보이라”며 압박하고 나섰다.
남 지사는 18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미사에 초청장을 받고 참석하려던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남 지사는 또 이번 주말로 예정된 러시아 국회의원들과의 친선교류를 위한 러시아 방문 일정도 취소했다.
남 지사는 자신의 큰아들의 폭행 등의 사건이 알려진 17일 “아버지로서 저도 같이 벌을 받는 마음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겠다”고 사과한 바 있다.
경기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 도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남 지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도민 앞에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남 지사가 지난 15일자 한 일간지 기고문에서 ‘아들 둘을 군대에 보내 놓고 선임 병사에게 매를 맞지는 않는지, 전전긍긍했다’고 말했는데 이미 13일 헌병대로부터 장남의 가혹행위 사실을 통보받고도 이 기고문이 그대로 신문에 나간 것은 황당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남 지사는 헌병대로부터 사실을 통보받은 이후인 15일 광복절 밤, 페이스북에서 ‘수원 나혜석 거리에서 호프 한잔하고 있다. 날씨도 선선하고 분위기 짱∼입니다. 아이스께끼 파는 훈남 기타리스트가 분위기 업 시키고 있네요’라는 글을 올렸는데 피해를 입은 병사와 가족에 대한 사과가 진정성이 있던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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