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에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팻말을 든 채 오열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세월호 가족대책위 기자회견
“기존 여야 합의안 되풀이 하면 면담 지속 못해”
“박 대통령, 면담 요구 모르쇠로 일관“ 강력 비판
“기존 여야 합의안 되풀이 하면 면담 지속 못해”
“박 대통령, 면담 요구 모르쇠로 일관“ 강력 비판
수사권·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가족대책위원회가 31일 “내일 새누리당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의 유경근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앞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말했다. 유 대변인은 “내일 우리 가족들은 새누리당을 만난다”며 “이 자리에서 며칠 전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이야기 했던 ‘기존의 여야 합의안이 최대한 양보한 부분’이라는 말을 되풀이 할 것이라면 더 이상 면담 지속할 생각 없다”고 못박았다. 가족대책위와 새누리당은 지난 25일, 27일 두 차례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의견차를 전혀 좁히지 못했고 새달 1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 그 뒤 일부에선 추석 전 꽉 막힌 세월호 정국을 풀기 위해 새누리당이 다소 물러선 양보안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새누리당은 ‘여야 원내대표 재합의안’ 고수 방침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 대변인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안전한 사회 건설 바라는 가족 국민의 마음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여러차례 밝혔듯이 우리에게 최대한의 양보 최선의 합의가 무엇인지 설득하려 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앞서 유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저희가 박근혜 대통령 면담 요구하면서 여기 온 지 열흘이 넘어가고 있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그런데 지난 5월에는 안 그러셨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5월 19일 세월호 참사 관련해 눈물의 대국민담화 발표한 뒤 정부가 세월호특별법 빨리 통과시키기 위해 의원입법 형식을 빌려 국회에 법안 제출했다고 한다”며 “여론 악화로 궁지에 몰렸을 때 눈물 담화로 특별법 제정으로 위기 탈출하려 했고 7월 30일 지나자 여론 추이 보면서 슬그머니 특별법 제정 외면하면서 우리 가족과 국민들의 요구 묵살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 대변인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야당과 가족들에게 정치적 접근 하지 말라고 강조하더니 청와대야 말로 세월호 참사 정치적으로 이용하며 당리당략만을 고집하고 있는게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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