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공들인 친박계 지상욱
‘비박’ 체제선 어렵다 전망 나와
민현주 비례대표 의원 등 거론돼
‘비박’ 체제선 어렵다 전망 나와
민현주 비례대표 의원 등 거론돼
새누리당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 인선을 놓고 ‘친박계’(친박근혜계)와 ‘비박계’(비박근혜계)의 갈등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친박계의 지원을 받아온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친박 주류와 길을 달리해 온 김무성 대표 체제가 들어선 만큼 계파간 충돌이 예상된다.
중구는 2012년 7월 이후 2년이 넘도록 당협위원장 자리가 비어 있는 지역이다. 전임 황우여 대표 체제에선 나경원 의원과 배우 심은하의 남편으로 잘 알려진 지상욱 전 선진당 대변인을 두고 수차례 임명을 시도했지만, 나 의원을 지원한 ‘비박’과 지 전 대변인을 지지한 ‘친박’의 계파 갈등으로 번번이 결정을 못 내렸다. 그런데 나 의원이 지난 7·30 재보궐선거에서 동작을로 지역구를 옮기면서, 표면적으론 지 전 대변인의 경쟁자가 사라진 듯한 모양새다.
이전에는 친박 지도부가 나 의원을 밀어내려 애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면, 이번에는 거꾸로 김무성 대표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비박’ 지도부가 친박 좌장인 서청원 의원 등 친박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지 전 대변인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지난 7·4 전당대회에서도 서청원 의원을 지원한 지 전 대변인이 현 지도부로부터 임명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중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냈고 여전히 이곳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 나 의원이 서울시당위원장에 임명되면서, 당협위원장 임명 과정에서 ‘지상욱 카드’에 대한 비토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3선에 성공한 나 의원이 ‘자기 사람 심기’에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따라 최근 비박 위주의 당직 인선과 보수혁신위 구성에 불만을 품어온 친박계가 중구 당협위원장 임명 대결구도에서도 밀릴 경우, 쌓인 감정이 폭발해 지도부와 정면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 강북지역의 한 당협위원장은 “중구 당협위원장 인선은 ‘계파 분란의 씨앗’”이라며 “이를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지도부의 첫 과제”라고 말했다.
이런 분란을 의식해 당 일각에선 19대 비례대표 의원의 차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 대변인을 지낸 민현주 의원, 소아정신과 전문의 출신 신의진 의원 등이 입에 오르내린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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