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공무원연금 개편안 당론발의 주도
“당론 없애겠다”던 취임 공약 버려
“당론 없애겠다”던 취임 공약 버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8일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공약인 공무원연금 개편 작업의 최전선에 섰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당 공무원연금개혁 태스크포스(TF)가 전날 발표한 연금개편안을 담은 공무원연금법을 대표발의했다. 이날 오전 열린 당 의원총회를 거쳐 새누리당 소속 의원 158명 전원도 이 법안 발의에 동의한다고 서명했다. ‘당론 발의’다. 김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이 법 통과로 다음 선거에서 우리 새누리당이 손해를 보더라도 미래세대의 행복을 위해 우리가 그 십자가를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비공개 의총에선 당의 개편안에 대한 찬성론과 신중론이 엇갈렸지만 ‘당론 발의’로 분위기가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공무원연금 개편안 처리에 총대를 메기로 한 것은 중국발 ‘개헌 봇물’ 발언 이후 꼬일 대로 꼬인 청와대와의 관계를 풀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이전까지 공무원연금 개편의 ‘연내 처리’를 밀어붙이는 청와대에 맞서 ‘속도조절론’을 주장해 왔다. 특히 당론 발의는 김 대표가 민주적 의사결정을 위해 ‘당론 투표’를 없애겠다고 한 취임 공약과도 거리가 멀다.
그러나 김 대표 쪽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대표발의가 청와대와의 관계 개선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김 대표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 초선 의원은 “김 대표가 개헌 발언으로 대통령에게 대드는 듯한 모습을 보인 뒤,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대표의 대권주자) 지지율이 쫙 빠지고 있다”며 “김 대표가 (청와대에) 밀려가는 모습을 보이기보단 총대를 메는 모습을 보이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김 대표가 ‘당에서 내가 총대를 멘다’는 전략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작전을 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과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김 대표가 정치력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재선 의원은 “올해 안에 공무원을 설득하기는커녕 야당의 동의를 받아내기도 어려워 보인다”며 “김 대표가 온힘을 다해 뛰더라도 결과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서보미 조혜정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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