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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하고싶은 말만 한 박 대통령…야당 요구는 듣는 시늉만

등록 2014-10-29 20:13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5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은 박 대통령이 본회의장 전광판에 비치는 장면과 실제 연설하는 모습을 다중노출로 촬영한 것이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5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은 박 대통령이 본회의장 전광판에 비치는 장면과 실제 연설하는 모습을 다중노출로 촬영한 것이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박 대통령-여야 지도부 국회회동 안팎
29일 국회 시정연설을 끝낸 박근혜 대통령은 이어 국회 귀빈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야 지도부와 오전 10시50분부터 1시간여에 걸쳐 이야기를 나눴다. 시정연설에서 예산안과 공무원연금 개편안 처리를 촉구했을 뿐, 세월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던 박 대통령은 여야 지도부와의 만남에서도 세월호 유가족의 절규, 정치권 개헌 요구, 전작권 전환 연기 등 야당 지도부가 강조하는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듣기만 할 뿐 아무런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여야 지도부 만남 자리에는 여당의 이완구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 야당의 우윤근 원내대표와 백재현 정책위의장이 함께했고, 청와대에선 김기춘 비서실장과 조윤선 정무수석이 배석했다. 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 회동을 한 것은 2013년 9월 당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의 회동 이후 13개월 만이다.

시정연설뒤 1시간여 회동
예산안처리·세월호법 외
눈에 띄는 합의사항 없어

‘전작권’ 국회재동의·주민배려
4대강 국정조사 등은 무반응
세월호 유족한테 눈길도 안줘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 시한인 12월2일까지 처리하기로 뜻을 모으고, 이른바 ‘세월호 3법’(세월호특별법, 정부조직법, 유병언법)도 여야 기존 합의대로 이달 안에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양당 정책위의장이 이날 회동 내용을 15개 항목으로 정리해 발표했지만, 이 두가지 합의사항을 빼고는 특별히 눈에 띄는 대목은 없었다. 야당은 대통령에게 요구사항을 이야기하고, 대통령은 듣는 시늉만 하고 회동을 끝내버린 탓이다. 야당은 △(유치원·어린이집 표준 교육과정인) 누리과정 예산 부족분에 대한 2조2000억원의 국비 지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연기에 대한 국회 재동의와 이에 따라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하게 된 동두천과 용산 주민에 대한 배려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4대강 사업, 부실 방위사업에 대한 국정조사 △대북전단 살포 제지 △공무원연금 개편안에 대한 이해관계자(공무원) 설득 등을 요청했지만, 박 대통령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이 중 반응을 보인 것은 ‘방위산업 비리 엄벌’뿐으로, 강력한 수사를 약속했다. 그리고 본인이 강조해온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의 조속한 처리를 강조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세월호 유가족도 끝내 외면했다. 세월호 유가족 50여명은 이날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28일 밤부터 국회 본청 들머리에서 밤새 기다렸지만, 박 대통령은 국회에 드나들면서 ‘살려달라’, ‘도와달라’고 외치는 이들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지나쳤다. 박 대통령은 최근 ‘개헌 봇물’ 발언으로 갈등을 빚은 김무성 대표와도 채 앙금이 해소되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시정연설이 끝나고 김 대표와는 별다른 이야기 없이 스치듯 짧은 악수만 하고 지나쳤고, 양당 지도부 회동 때도 “야당 지도부와 만나서 대화하는 기회를 자주 가져달라”는 김 대표의 요청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분위기에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이 박 대통령에게 “김 대표를 너무 미워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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