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는 정홍원 국무총리.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4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의 중 야당 의원으로부터 경제 관련 질문을 받던 정홍원 국무총리가 “내가 어떻게 다 해박하게 답하냐”며 ‘버럭’ 목소리를 높였다. 평소 표정이 달라지는 법이 없던 정 총리로서는 의외의 일이다.
이날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 총리를 향해 부동산 부양의 폐해, 국가부채 확대, 부자 감세 등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따졌다. 윤 의원이 국가 부채 문제를 어떻게 진단하는지 묻자 정 총리는 “경제 사정에 대해 정확한 것은…”이라고 말을 흐리다가 다시 ‘기업 소득 환류 세제’가 무엇인지 아냐는 질문을 받고 “경제부총리께 질문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 의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대신 정 총리에게 계속 화살을 날렸다.
윤 의원이 다시 가계 부채로 인한 경제 위기 가능성을 질문하자, ‘로키’(낮은 자세)로 가던 정 총리의 태도가 바뀌었다. 그는 “총리가 어떻게 다 아나. 그렇게 질문을 하려면 원고를 줘야지 대비를 하지, 아무것도 없이 어떻게 아냐”고 맞섰다.
윤 의원이 “다른 의원들 질의에는 창조 경제, 서비스산업 활성화 이런 것도 다 답하던데 왜 (내 질문에는) 답을 하지 못하냐”고 따지자, 정 총리는 “이미 자료를 받았기 때문에 공부한 거다. 어떻게 해박하게 다 답하냐”고 말했다. “이미 질문지를 다 보냈다”는 윤 의원의 반박에도 정 총리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 총리는 사법연수원 4기로 합격해 주로 검찰 쪽에서 공직을 맡아왔다. 국무총리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윤 의원이 질문한 금융정책 부분은 사전 질의 내용에 없었는데 계속 자세한 질문이 이어지자 곤혹스러워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