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앞줄 오른쪽부터)과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이충재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 등 공적연금 관련 단체 대표자들이 김 대표가 확답을 하지 않자 자리에서 일어서서 나가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사회적 합의기구 등 요구에
김 대표가 답변 거부하자
공투본쪽 전원 퇴장
김 대표가 답변 거부하자
공투본쪽 전원 퇴장
공무원연금 개편안과 관련해 이해 당사자인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듣겠다며 새누리당이 마련한 ‘끝장토론’이 30분 만에 파행으로 끝났다.
김무성 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 등 새누리당 지도부는 7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공무원노조 등 50여개 단체로 구성된 공무원연금 투쟁 공동체인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와 만났다. 공투본은 토론에 앞서 △공무원연금 개편안 논의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 △연내 법안처리 방침에 대한 입장 △개편안 철회 의사 등 3가지에 대해 명확한 의사를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오성택 공투본 공동대책위원장은 “이미 새누리당에서 (개편안을) 연내 처리하겠다고 못박아놓고 대화하겠다는데, 진정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무성 대표는 “연내 처리를 못박은 적이 없다”면서도 “가능하면 빨리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회적 합의기구는 여야가 합의해서 필요하다고 하면 만들어질 수 있는데 저 개인에게 만들라고 강요하면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사회적 합의체 구성을 주장해온 야당의 요구에 무대응으로 일관해왔다.
김 대표는 이어 “사회적 합의기구는 쌍방향 대화를 위한 목적인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입장을 말하고 우리 이야기를 막는 분위기에서 과연 합의체가 어떻게 발족할 수 있을까 의문”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자 공투본의 오 위원장은 “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군사작전하듯 공무원들을 적으로 몰아붙이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 새누리당 홍보를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게 아니다”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충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청와대 지시에 따라 졸속 법안을 만든 김무성 대표가 공무원들과 만나서도 어떤 입장 표명도 않는 걸 보니 그가 여당 대표인지, 대화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든다”며 “새누리당은 일방적으로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해놓고, 반발이 심하니 공무원들을 만나 면피성 대화를 하려고 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공투본은 오는 11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공무원연금 개혁안 찬반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공무원들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 대표는 토론회 파행 뒤 기자들과 만나 “계속 대화를 시도하겠다. 은퇴 공무원들과도 만나겠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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