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12곳 위원장 선정 못해
경쟁자들 암투에 계파갈등 겹쳐
경쟁자들 암투에 계파갈등 겹쳐
새정치민주연합이 김한길·안철수 체제의 붕괴로 이어졌던 ‘7·30 재보궐선거 대패’의 핵심 지역, 전남 순천·곡성의 지역위원장을 끝내 선정하지 못했다. 해묵은 경쟁자들 간의 암투에 계파갈등 구도까지 겹친 탓이다.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전남 순천·곡성, 전북 남원·순창을 비롯해 모두 12곳을 지역위원장이 없는 ‘사고지역’으로 남겨두고, 내년 전당대회 이후 출범하는 지도부에 맡기기로 했다.
이 가운데 지도부가 가장 골머리를 앓았던 지역은 7명의 후보가 난립한 순천·곡성과, 현역인 강동원 의원이 새정치연합 창당 전 지역위원장을 맡았던 이강래 전 원내대표와 다투는 남원·순창이었다. 순천·곡성은 2010년 지방선거, 2012년 총선과 올해 7·30 재보선에서 각각 무소속, 통합진보당, 새누리당에 줄줄이 연패한 지역으로, 새정치연합의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는 곳이다. 이곳은 참여정부 의전비서관을 지낸 친노 서갑원 전 의원과 손학규 전 대표와 가까운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치열한 경쟁으로 선거 때마다 조직이 사분오열됐다. 게다가 서 의원은 2011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유죄를 받아 국회의원직을 잃은 바 있고, 노 전 시장은 2010년 지방선거 공천 때 서 의원과의 대립 끝에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력이 있다. 새정치연합은 7·30 재보선 때 이런 전력을 문제삼지 않고 두사람을 모두 경선에 부쳐 서 전 의원에게 공천을 줬다가, 본선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했다. 새정치연합에 대한 심판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심사 과정에서도 고질적인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노 전 시장, 서 전 의원을 비롯해 비례대표 현역 의원인 김광진 의원, 정표수 전 공군 소장 등 모두 7명의 후보가 지역위원장을 신청했는데, 심사를 맡은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는 누구도 선택하지 못했다. 조강특위위원장인 조정식 사무총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실사를 나가보니 7·30 재보선 경선 후유증이 아직도 너무 깊었다. 전당대회가 코앞인데 함부로 손대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친노인 서 전 의원에게 주면 비노가 반발할 게 뻔했다”고 말했다. 조강특위의 한 참석자는 “후보 자질에 대해 원칙을 갖고 판단해야 하는데 분란이 일까봐 서로 눈치만 보더라”고 전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