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가운데)이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왼쪽에서 두번째), 이부영 전 의장(오른쪽에서 두번째) 등과 함께 상임고문단 회의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지층이탈 국민외면 ‘구조적’ 위기
‘재보선 직후-내년초 개최’ 의견 갈려
“정동영·김근태 불러들여 당 정비해야”
열린우리당이 끊임없이 추락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도가 한나라당의 절반인 15%선까지 떨어진데다, 10·26 재보궐 선거에서 ‘전패’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 안에서는 벌써부터 조기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공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 4월2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문희상 의장의 임기는 2년이다.
25일 오후 열린 당 상임고문단 회의에서 정동영 장관과 김근태 장관 등은 조기 전당대회론을 의식한 탓인지 “지금은 문희상 의장을 중심으로 힘을 합칠 때”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지난주말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들에게 “지금 여권은 기본적으로 신뢰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쓰나미가 몰려올 때는 바짝 엎드려 있어야 하고, 까불다간 다 휩쓸려 간다”고 말했다. 여권 안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나오는 것을 차단하면서, 당분간 뾰족한 수가 없으니 차분히 기다리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의 어려움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상황’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문제다. 대선 예비후보들의 결의나 당 의장의 뚝심만으로 풀기 어렵게 되어 있다.
당의 고참 분석가들은 위기의 원인으로 세 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 노무현 대통령이 대연정론을 얘기하면서 전통적인 당 지지층이 이탈했다는 것이다. 둘째, 대선후보들이 행정부에 가 있어 당이 국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이원적인 당 구조가 근본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원내정당을 추구하면서도, 기간당원제와 상임중앙위원회 제도 등 다른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처방은 백가쟁명식으로 나오고 있지만, 당내 의견은 대체로 ‘조기 전당대회 불가피’ 쪽으로 흐르고 있다. 행정부에 ‘파견’된 정동영 통일부 장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을 불러들여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당을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전당대회의 시기다. 재·보선 직후에 곧바로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다급하다는 쪽의 생각이다. 반면에, 지금은 정기국회 중임을 감안해 임시체제로 가다가 내년 초에 전당대회를 열자는 의견이 있다. 신중론이다.
당사자인 정동영 장관과 김근태 장관은 당장은 ‘문 의장 중심의 단결’을 외치고 있지만, 측근들의 말을 들어보면 “당의 위기가 현실로 닥친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장관을 하면서 대선후보로서 국정 운영의 소중한 경험을 쌓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그늘’에 머물면서 지지도에서는 손해를 본 측면이 있다.
하지만 당내의 이런 기류는 좀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10·26 국회의원 재보선 때문이다. 당장은 선거에 최선을 다해보자는 것이다. 재보선은 현재 경기 부천원미갑, 경기 광주, 대구 동을 등 세 곳이 확정됐다. 29일에는 대법원이 경기 의정부을(강성종 열린우리당 의원), 경기 성남중원(신상진 한나라당 의원), 울산북(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 등 세 곳에 대한 최종 판결을 할 예정이다. 재보선 지역이 최대 여섯 곳으로 늘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문희상 의장의 ‘안방’인 의정부에서 선거를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재보선에서 지면 문 의장이 버티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성한용 기자 shy99@hani.co.kr
하지만 당내의 이런 기류는 좀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10·26 국회의원 재보선 때문이다. 당장은 선거에 최선을 다해보자는 것이다. 재보선은 현재 경기 부천원미갑, 경기 광주, 대구 동을 등 세 곳이 확정됐다. 29일에는 대법원이 경기 의정부을(강성종 열린우리당 의원), 경기 성남중원(신상진 한나라당 의원), 울산북(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 등 세 곳에 대한 최종 판결을 할 예정이다. 재보선 지역이 최대 여섯 곳으로 늘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문희상 의장의 ‘안방’인 의정부에서 선거를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재보선에서 지면 문 의장이 버티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성한용 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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