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맨 오른쪽)와 이완구 원내대표(오른쪽 둘째)가 2일 오후 새해 예산안과 부수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의석으로 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왼쪽 셋째) 등과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2015년도 예산 살펴보니…SOC 예산 4천억 증가
올해도 여야 지도부를 포함한 실세들은 깨알같이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15년도 예산안엔 여야 ‘파워맨’들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지역구가 경북 경산·청도인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일찌감치 ‘초이 예산’을 심었다. 경산 ‘글로벌 코즈메틱 비즈니스센터’ 건립비용은 지난 6월 보건복지부가 낸 예산안엔 없었으나 기재부가 신규로 10억원 예산을 편성해 국회를 통과했다. 청도 세계코미디 예술제는 예산 심의 때 4억원이 증액됐다. 지난 7·30 재보선 때 호남에 ‘예산폭탄’을 터뜨리겠다고 공약했던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순천·곡성)은 의대 유치와 관련해 의료인력 양성, 적정 수급관리를 위한 용역사업에 1억원을 추가했다. 이 의원은 정부 예산안 편성 단계부터 순천만 정원산업기능센터 및 정원 활성화 프로그램(10억원), 순천아랫장 환경개선사업(15억원), 곡성 산촌연계형 치유의 숲 모델 조성사업(7억원), 곡성 농축산용 미생물산업 육성지원센터(5억원) 등을 확보한 터였다. 이 의원은 총사업비 1조원이 넘는 보성~목포 철도 착공비도 50억원 등을 신규 편성하도록 기재부에 협조를 당부해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충남 부여·청양)는 청양~신양 인터체인지(IC) 국지도 건설에 정부 배정액보다 5억원 증액된 8억5000만원을 따냈다.
새정치연합에선 우윤근 원내대표(전남 광양·구례)가 5년 동안 1310억원이 투입될 예정인 광양 세풍산단 기능성화학소재클러스터 구축사업 설계비 25억원을 새로 따냈으며, 하천 정비 예산 10억원을 추가했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지역구인 서울 동대문갑엔 약령시 한방산업진흥센터 조성 사업에 20억원의 예산이 신규 편성됐다. 백재현 정책위의장도 지역구인 경기 광명시에 이동편의시설 설치를 위한 예산 10억원을 더했다.
지역구 의원들의 입김이 미치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정부 원안에서 4000억원이 늘었다. 이는 전체 증액 예산 3조원 중 13%를 차지한다. 서울지하철 8호선을 연장하는 별내선 복선전철사업 구간은 기획재정위원회 새정치연합 간사인 윤호중 의원 지역구로, 정부 원안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늘었다. 이장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지역구(대전 동구)에서도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비가 정부안 30억원에서 2배 늘어 60억원이 됐다.
액수는 작아도 정부 원안에 없다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새로 편성된 예산도 주목해야 한다. 본격 사업 시작 전에 타당성 연구 용역비 등으로 들어가는 돈으로 ‘침 바르기’ 성격을 띤다. 경부선 천안도심 구간 개발방안 연구(1억원), 공항철도와 서울 도시철도 9호선 연결 필요성 연구(1억원), 분당선 오리~왕십리 급행열차 운행 필요성 연구(1억원), 수도권 고속철도 효율화 방안 연구(2억원)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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