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고심해온 문재인 의원이 전대 준비를 위해 서울 여의도에 캠프 사무실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의 한 측근은 10일 “너무 늦으면 적당한 곳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 사무실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캠프 사무실을 구하는 실무 작업에 들어갔다는 것은 문 의원이 출마 결심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의원과 함께 ‘빅3’로 불리는 박지원, 정세균 의원은 일찌감치 국회 밖에 사무실을 열고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대책위원으로서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세 사람은 다음주에 비대위원 동반 사퇴로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비대위원직 사퇴 시기에 대해 “다음 주말쯤 될까 생각한다”며 “문희상 비대위원장에게 사퇴 시기를 (결정하는 것을) 일임했다”고 말했다. 전대준비위원회(전준위)도 다음주에 선거인단 구성에서 대의원·권리당원·일반당원·일반국민 참여 비율을 정하는 문제 등 전대의 핵심 쟁점들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비노 진영 일각에선 전대 후보 당사자인 세 사람이 선거 룰을 정하고 사퇴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대하고 있지만, 문 위원장은 이들이 사퇴 전에 경선 룰 등 당무 관련 주요 현안들을 매듭짓기를 바란다고 한다.
한편, 탄탄하게 짜여가는 문·박·정 삼각구도에 도전장을 내밀 만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부겸 전 의원, 박영선 의원은 이날 한국정치리더십센터 주최로 열린 ‘정치혁신, 누가 주도할 것인가’ 토크콘서트에 나란히 출연해 당내 계파주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당내 그룹이야 있을 수 있지만, 어느 순간 파벌이 돼 그룹의 이익을 공유하면 거의 조폭과 같은 계파가 된다”고 질타했고, 박 의원도 “계파 문제는 2012년 총선 공천 때부터 불거진 것”이라며 “아직 2012년 총선 실패의 후유증이 지금 우리 당의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대 출마 여부와 관련해 김 전 의원은 “(고민) 막바지 단계”라고 말했고, 박 의원은 “아직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2016년 대구 총선 출마를 위해 지역구에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인데다 친노 진영과 굳이 각을 세우길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 주변에선 “이번엔 때가 아니다”라며 만류하는 의견이 많다고 한다. 정동영 상임고문도 출마를 저울질중이다. 정 고문은 이날 <한겨레>와 만나 “전대 주자 누구나 당을 혁신하겠다고 하지만 어떻게 혁신하겠다는 건지 제대로 말을 못하고 있다”며 “출마 여부를 좀더 고민해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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