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3주기 학술대회
노무현 정부 등장 전후인 2000년대 초 한국은 근본적인 체제 전환 필요성에 직면했는데도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퇴행의 길로 갔고, 그 결과 지금 한국은 ‘자살 유발 성장주의’가 지배하고 변화의 동력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치를 바꿔야 하는데 정당이 사회 변화의 최종적인 그릇이 될 수 없으므로, 청년 노동자의 조직화, 기업의 사회공헌 강화, 노조와 협동조합의 결합, 시민교육 확대, 대학 외곽의 지식센터 건립 등이 필요하다는 처방이 제시됐다.
17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릴 예정인 ‘김근태 의장 서거 3주기 학술대회’ 기조강연문(한국 사회의 좌표와 나아갈 길)에서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이렇게 밝혔다. 학술대회의 주제는 ‘박정희에서 박근혜까지 한국 사회경제 시스템의 진단-갑오개혁 120년 우리 사회의 플랜 비(B)는 없는가’이다.
“한국은 ‘주변부 신자유주의’
사회재건·국가개혁 동시수행해야” “산업성장에 비례해
자살률 높아지고 있어” “부의 축적이 아니라
인간중심발전 플랜B 제안” 김동춘 교수는 한국의 신자유주의를 ‘주변부 동아시아형 신자유주의’로 규정하고 단순히 신자유주의 질서 일반을 극복하는 과제보다 우선은 정치와 국가를 바로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변부 신자유주의는 사회 재건과 국가 개혁을 동시에 수행해야 극복할 수 있다”며 “사회 건설, 사회 재구조화, 정치 변혁을 전제하거나 포함한 국가 개조를 목표로 사회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기빈·박형준 박사(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는 ‘한국 사회경제 체제의 역사적 경로 변경을 위한 좌표 설정’이라는 제목의 발제문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자본주의 모델은 재벌 대기업의 자본 축적이 벌어지는 영리활동 영역을 정점으로 산업, 사회, 생태 영역을 순서대로 종속시키는 철저한 위계적 체제였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삼성그룹은 경제성장 지표를 훨씬 뛰어넘는 자본 축적을 이루었고 그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지고 있다. 3차 산업혁명이 가속화하는 21세기에 이런 모델을 유지하는 것은 도덕적으로도 정당화되기 힘들고 기능적으로도 높은 성장조차 담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회의 강화를 통한 인간 발전’을 핵심 원리로 새로운 자본주의 모델로 경로 이동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윤기 동국대 철학과 교수는 ‘인간 존엄성의 국가와 사회경제 시스템’이라는 발제문에서 “1960년대 이래 대한민국의 플랜 에이(A)는 정부의 엄호 아래 부의 축적을 목표로 재벌이 주도하는 경제성장에 매진하는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플랜 에이의 가장 큰 죄악은 이 나라 국민을 부의 축적 수단으로 비인간화하고 물질적 욕망의 노예로 전락시켰으면서도 인간적 가치를 실현할 기회와 물질적 수단을 제공하지 않거나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교수는 “인간다운 삶의 실현을 목표로 하여 여러 생활영역에서 인간적 가치의 성장을 추구하는 인간 중심 발전 전략, 플랜 비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우석대 김근태민주주의연구소의 최상명 소장은 “김근태의 민주주의는 경제적 사회 시스템을 사회 구성원의 민주적인 사회관계로 성립시킬 때 역사적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사회재건·국가개혁 동시수행해야” “산업성장에 비례해
자살률 높아지고 있어” “부의 축적이 아니라
인간중심발전 플랜B 제안” 김동춘 교수는 한국의 신자유주의를 ‘주변부 동아시아형 신자유주의’로 규정하고 단순히 신자유주의 질서 일반을 극복하는 과제보다 우선은 정치와 국가를 바로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변부 신자유주의는 사회 재건과 국가 개혁을 동시에 수행해야 극복할 수 있다”며 “사회 건설, 사회 재구조화, 정치 변혁을 전제하거나 포함한 국가 개조를 목표로 사회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기빈·박형준 박사(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는 ‘한국 사회경제 체제의 역사적 경로 변경을 위한 좌표 설정’이라는 제목의 발제문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자본주의 모델은 재벌 대기업의 자본 축적이 벌어지는 영리활동 영역을 정점으로 산업, 사회, 생태 영역을 순서대로 종속시키는 철저한 위계적 체제였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삼성그룹은 경제성장 지표를 훨씬 뛰어넘는 자본 축적을 이루었고 그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지고 있다. 3차 산업혁명이 가속화하는 21세기에 이런 모델을 유지하는 것은 도덕적으로도 정당화되기 힘들고 기능적으로도 높은 성장조차 담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회의 강화를 통한 인간 발전’을 핵심 원리로 새로운 자본주의 모델로 경로 이동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윤기 동국대 철학과 교수는 ‘인간 존엄성의 국가와 사회경제 시스템’이라는 발제문에서 “1960년대 이래 대한민국의 플랜 에이(A)는 정부의 엄호 아래 부의 축적을 목표로 재벌이 주도하는 경제성장에 매진하는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플랜 에이의 가장 큰 죄악은 이 나라 국민을 부의 축적 수단으로 비인간화하고 물질적 욕망의 노예로 전락시켰으면서도 인간적 가치를 실현할 기회와 물질적 수단을 제공하지 않거나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교수는 “인간다운 삶의 실현을 목표로 하여 여러 생활영역에서 인간적 가치의 성장을 추구하는 인간 중심 발전 전략, 플랜 비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우석대 김근태민주주의연구소의 최상명 소장은 “김근태의 민주주의는 경제적 사회 시스템을 사회 구성원의 민주적인 사회관계로 성립시킬 때 역사적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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