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새해 기자회견 이후 지지율이 전주에 비해 5%포인트 더 떨어진 35%로 취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 대통령이 새해 기자회견에서 인적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을 재신임하는 등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를 고집한 결과로 풀이된다. 조사 기간 동안 터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수첩 파문’도 박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조사해 16일 공개한 1월 둘쨋주 정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이는 35%로 취임 후 조사 결과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고 한 이는 55%로 취임 뒤 최대치였다. 지난주보다 긍정평가는 5%포인트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4%포인트 올라 양쪽의 격차가 20%포인트에 이르렀다.
박 대통령 지지율이 이렇게 내려앉은 것은 ‘콘크리트 지지율’을 떠받치던 60대 이상과 대구·경북 지역의 지지율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세대별로 보면 60대 이상의 지지율은 62%로, 지난주보다 7%포인트 하락했고, 50대에서는 부정평가(50%)가 긍정평가(43%)보다 처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50대에서 부정평가는 지난주보다 11%포인트 오른 반면 긍정평가는 8%포인트 빠졌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박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답변이 44%로, 지난주보다 15%포인트 하락했다. 박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충청권의 지지율도 40%로 지난주보다 11%포인트 떨어졌다.
이런 결과는 지난 12일 박 대통령의 새해 기자회견을 본 국민들의 실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좋지 않았다’(40%)는 의견이 ‘좋았다’(28%)는 의견보다 훨씬 많았다. 기자회견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소통 부족, 국민이 원하는 답 없음’이 14%로 가장 많이 꼽혔고, ‘솔직하지 못함, 성의 없음’과 ‘각본대로 말함’이 각각 9% 등이었다. 기자회견 때 보여준 박 대통령의 태도와 소통 스타일에 국민이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청와대 비서관 3인방을 교체하지 않겠다’는 박 대통령의 태도를 ‘잘못한 일’이라고 보는 이가 48%나 된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잘한 일’이라고 답한 이는 30%에 그쳤다.
조사 결과를 두고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이 국민에게 위로나 감동을 주지 못했고, 인적 쇄신이나 소통 문제에서도 국민들과 인식 차이가 커 핵심 지지층인 대구·경북, 60대 이상 등에서도 균열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조사는 전국 19살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했으며,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 응답률은 16%였다.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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