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 눈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왼쪽)가 29일 오전 집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으로 들어서다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이 후보자의 차남은 서울대병원에서 자신의 병역면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엑스선 촬영을 했다.(오른쪽) 연합뉴스, 사진공동취재단
이완구 총리 후보자 차남, 무릎 MRI 등 촬영 뒤 공개
2004년 부상 뒤 신체검사 ‘4급’…2005년 수술받고 ‘면제’
긴급 요하는 부위인데도 14개월 뒤 뒤늦게 수술 의문
2004년 부상 뒤 신체검사 ‘4급’…2005년 수술받고 ‘면제’
긴급 요하는 부위인데도 14개월 뒤 뒤늦게 수술 의문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차남 이아무개(34)씨가 29일 병역 면제의 근거가 된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 상태를 언론 앞에 재확인하는 ‘공개 검증’에 나섰다. 이 후보자가 지명 직후부터 공언해온 절차를 이행한 것이다.
이씨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오른쪽 무릎의 엑스선과 엠아르아이(MRI) 사진을 촬영해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이 병원 정형외과의 이명철 교수는 촬영 결과를 보며 “전방십자인대 재건 수술과 내·외측반월상연골판 파열에 대한 봉합수술이 이뤄진 것 같다”고 확인했다.
현재 김앤장에서 국제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이씨는 미국 유학 시절인 2004년 10월 축구 시합을 하다가 무릎을 다친 뒤, 2005년 12월 현지 미시간대 병원에서 ‘전방십자인대 파열 재건술 및 내측반월상연골 파열에 대한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2006년 6월 징병 신체검사에서 오른쪽 무릎 관절의 ‘불안정성’을 이유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씨가 네차례의 징병 신검 끝에 병역 면제를 받은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씨는 무릎을 다치기 전인 2000년 8월 징병 신검에서 3급(현역) 판정을 받았고, 다친 뒤인 2005년 7월에는 두차례 징병 신검에서 4급(보충역) 판정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다섯달 뒤 수술을 받았고 다시 반년 뒤 4차 징병 신검 끝에 병역을 면제받은 것이다. 무릎 부상 뒤에 내려진 보충역 판정을 끝까지 수용하지 않은 모양새로 보일 수 있다.
이날 이씨가 제시한 수술 이전 엠아르아이 사진에 대해 이명철 교수는 “이 정도면 수술을 받은 것은 매우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렇게 심각한 부상이었는데도, 최초 부상을 입은 지 14개월, ‘인대 파열’ 진단을 받은 지 10개월 만인 시점에야 뒤늦게 미국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배경도 물음표로 남는다.
앞서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통의동 정부청사 별관의 집무실에 출근하면서, “아직 장가도 안 간 자식의 신체 부위를 공개하면서까지…, 내가 공직에 가기 위해서 비정한 아버지가 됐나 하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파요”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야당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요구하지도 않은 공개 검증을 하며 카메라 앞에서 ‘참담하다’고 하는데, 정작 밝혀야 할 땅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며 “공개 검증이 오히려 국민들의 눈을 돌리기 위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자의 차남은 이날 외가(이 후보자의 처가)로부터 수십억원대의 경기도 성남 땅을 혼자 물려받는 등 자신에 대해 제기된 재산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한마디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
김외현 이승준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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