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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많기도 많다…이완구 의혹 ‘ㄱ~ㅎ’ 총정리 [더(The)친절한 기자들]

등록 2015-02-09 11:37수정 2022-08-19 17:43

[더(the) 친절한 기자들] 이완구 후보 의혹 백과사전
‘ㄱ’ 차남 건강보험료 부터 ‘ㅎ’ 황제 강연 논란까지
이완구 총리 후보자 장인과 장모가 구입한 뒤
이완구 총리 후보자 장인과 장모가 구입한 뒤

10~11일 이틀 동안 진행되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23일 전례 없는 여야의 환영을 받으며 지명된 이 후보자의 청문회 통과는 그리 어렵지 않을 거란 전망이 많았다. 공직 생활 초기부터 온 가족 자료를 모아놓은 여행용 가방과 분실에 대비해 사본을 넣은 ‘쌍둥이 여행용 가방’까지 마련했다는 이야기는 ‘미담’처럼 회자됐다.

그러나 언론 보도를 통해 부동산 투기, 병역 특혜, 논문 표절 그리고 ‘언론 통제’ 발언 등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불과 2주 사이에 총리 자격마저 의심받는 정반대 상황에 내몰렸다. 이 후보자는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던 지난해 6월말, 김명수 당시 교육부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의 눈높이’를 강조한 바 있다.

“야당이 주장한다고 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요, 객관적 상황으로 볼 때 도저히 이것은 안 되겠다 라고 하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국민적 눈높이로 볼 때도 도저히 이런 분이 어떻게 통과되겠나 하는 그런 객관적 사실이 드러난다면 여야를 떠나서 그것은 분명하게 입장을 정해야 되겠죠.”

이 후보자는 자신을 향한 ‘국민의 눈높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그는 ‘인생에서 했던 최고의 거짓말 3가지’를 묻는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의 서면 질의에, “특별히 기억나는 것이 없다”고 답변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제기된 이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정리해봤다.

■ 건강보험료(차남) 차남(34)은 2011년 8월~2014년 11월 기간 동안 홍콩의 미국계 로펌 폴헤이스팅사에서 일하며 연봉(추산) 2억3천만원대의 고액 급여를 받았다. 그러나 서울에 주소지를 두고 건강보험에 가입한 상태였지만, 건강보험료를 따로 내지 않았다. 해외 소득을 신고하지 않고 아버지 이완구 후보자 또는 형(36)의 ‘지역 세대원’으로 등록했기 때문이다.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납부하지 않은 건강보험료는 약 2400만원”이라고 추산했다.

■ 건강보험료(손자) 장남(36)의 두 아들(8살, 3살)에 대한 건강보험 자료를 보면, 둘 다 출생 뒤 지난해 10월1일까지 ㈜ㄴ사 소속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나타난다. ㄴ사는 외가(이완구 후보자의 사돈) 어른들이 대표 및 이사, 감사를 맡고 있다. 두 아들은 출생 뒤 주민등록상으로도 지난해 8월까지 외할아버지인 ‘이○○(73)의 외손’으로 표기돼 있었다. 같은 기간 장남 이씨는 직장피부양자(이완구 후보자가 충남지사 시절) 및 지역가입자였다.

■ 국적(며느리) 이완구 후보자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관련 자료를 보면, 1월23일 발급한 가족관계증명서상 며느리 이◎◎(35)씨는 국적이 ‘영국’으로 표기돼있다. 국적 논란이 나오자, 닷새 뒤 28일 이 후보자 쪽은 따로 자료를 내어, "장남 배우자의 국적은 영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임을 알려드린다. 2013년 10월29일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영국 국적 상태에서 한국 국적을 회복해 ‘이중국적’이 됐을 거란 관측이 나왔다. 이 후보자 쪽은 “현 시점엔 영국 국적이 없다”면서도 영국 국적 포기 시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 국적(손자) 이완구 후보자의 두 손자는 2007년, 2012년 모두 미국 미시건주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다. 첫째(8)는 미국 학교에 재학중이다. 이 후보자 쪽은 “장남이 유학중이어서 당연히 미국에서 출산할 수밖에 없어 ‘원정 출산’은 아니다”라며 “유학중인 장남은 미국의 한 대학에 교수직에 지원한 상태”라고 밝혔다.

■ 논문 표절 이완구 후보자는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 제기된 표절 의혹을 일부 시인했다. 이 후보자의 1994년 단국대 행정학과 박사학위 논문인 ‘정책집행에서의 직무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 : 경찰 공무원의 사례를 중심으로’가, 해당 분야 전문서적이나 다른 논문의 문장을 별도 인용 표시 없이 문장을 그대로 옮겨쓰거나 목차 중 일부 소제목 등도 거의 일치하는 경우가 발견됐다고 <동아일보>가 1월27일 보도했다.( 관련 링크 )

이 후보자는 1월28일 “인용(표시 등)은 소홀히 했을 수 있지만 참조(문헌 명기)는 기본적으로 하려고 노력했다”며 “20년이 넘은 논문을 지금의 엄격한 잣대로 본다면 여러분의 지적(표절 의혹)이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제가 전문 학자가 아니니까 다소 무리한 부분이나 소홀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의 차남에게 증여된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1-37 일대 땅 모습. 이 땅은 2000년 6월 단독주택 건축허가를 받았으나
이 후보자의 차남에게 증여된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1-37 일대 땅 모습. 이 땅은 2000년 6월 단독주택 건축허가를 받았으나

■ 땅 투기 의혹 이완구 후보자의 장인·장모, 처남, 지인 등이 2001년 경기 성남 대장동 일대의 땅을 샀다. 장인·장모가 구입한 1237㎡(374평)는 2002년 이들의 딸인 이 후보자의 부인(62)에게, 그리고 2011년엔 다시 외손자인 이 후보자의 차남(34)에게 증여됐다. 이 후보자는 2001년 실거래가(7억5600만원)와 현 공시지가(21억5천만원)의 차이를 들어 ‘투기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이익 규모가 14년 새 3배가 되지 않는데 무슨 투기냐는 것이다. 단지, 전원 주택 단지를 조성하려던 개발업체의 계획과 장기간 일본에서 머물다 귀국한 장인·장모가 살 곳을 찾던 시기가 일치했을 뿐이라는 게 이 후보자 쪽의 설명이다. 특히 이 후보자는 두 차례의 증여세와 취등록세 및 종합부동산세 등 모두 15억6300만원의 세금도 빠짐없이 냈다고 강조한다.

야당은 ‘땅 투기’라는 입장이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1월28일 “이 후보자는 당시 국회 재경위에서 활동했던 경제통이었다는 점에서 고위공직자로서 고급정보를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많은 정황을 종합할 때, 이 후보자가 이 같은 정보를 이용하고 장인장모를 대리인으로 내세워서 땅 투기를 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성공하지 못한 투기는 투기가 아닌가’라는 질문으로 풀이된다.

■ 동생의 ‘호가호위’ 이완구 후보자의 동생(56)은 충남 천안 청당동 택지 개발 사업과 관련해 2011년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돼 실형(징역 2년)을 살았다. 동생은 형이 충남지사로 재직하던 2008년, 앞날이 불투명해진 사업에 대해 자신이 로비를 대신 해주겠다며 업체로부터 돈을 뜯어냈다. 당시 1심 판결문을 보면 “(동생을 포함한) 피고인들이 도지사(이 후보자) 등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공여자인 이아무개에게 적극적으로 금품을 요구하였”다는 대목이 나오기도 한다.

이 후보자는 해당 개발 사업에 반대했다는 사실이 명시된 당시 공소장을 공개하며, “동생의 비위 사실에 후보자가 전혀 관여하지 않았음이 명백하다. 동생이 비위행위를 저지른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생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소원한 사이”라고 했다.

2년 넘도록 공사를 하지 않아 2002년 12월 허가가 취소돼 잡풀만 무성한 빈 땅으로 남아 있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2년 넘도록 공사를 하지 않아 2002년 12월 허가가 취소돼 잡풀만 무성한 빈 땅으로 남아 있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 병역(본인) 이완구 후보자는 3차례의 징병 신체검사를 거쳐 보충역 판정(1년)을 받았고, 1976년 5월~1977년 4월까지 복무해 만기전역(일병)했다.

보충역 판정을 받은 데 대해, 지난 1월28일 이 후보자 쪽은 “중학교 때 마라톤에 참여했다가 너무 심한 통증을 느껴서 (질병을) 발견했다. 후보자는 징병신체검사에서 ‘부주상골’을 사유로 보충역 소집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부주상골은 발목에 있는 일부 뼈가 붙지 않아 다른 뼈가 하나 더 생기는 증상으로, 평발 변형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게 이 후보자 쪽 설명이다

그러나 나중에 공개된 병무청 기록에서 이 후보자는, 애초 설명과 달리 1971년(21살) 첫 신검에서 ‘갑종’(현재의 1급) 현역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후보자는 행정고시 합격(1974년) 뒤 홍성군청 수습사무관으로 근무하던 1975년 6월 일단 현역으로 육군에 입영했다. 그러나 입영 뒤 신체검사에서 ‘편평족중등도(평발)’로 무급(현재의 7급) 판정을 받아 재검 대상으로 분류됐고, ‘귀향’ 조치를 받았다. 흥미로운 것은 마치 자신이 입대 뒤 돌아올 것을 예견이나 한듯, 이 후보자는 홍성군청에 휴직 신청도 하지 않은 부분이다.

같은 해 이 후보자는 편평족(평발) 진단으로 재검을 요구해 신체검사를 다시 받았으나 또 현역(1을종·2급) 판정을 받았다. 이에 또 이의를 제기해 ‘3을종’(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이 후보자가 병역의 의무를 기피하려고 부단히 애썼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 병역(아들) 차남(34)은 4차례의 징병 신체검사를 거쳐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2000년 8월(19살) 첫 신검에서 현역(3급) 판정을 받았지만, 미국 유학중이던 2004년 10월 축구 시합을 하다가 무릎을 다친 뒤 2005년 12월 현지 미시간대 병원에서 ‘전방십자인대 파열 재건술 및 내측반월상연골 파열에 대한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2006년 6월 징병 신체검사에서 오른쪽 무릎 관절의 ‘불안정성’을 이유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의문이 남는 부분은 수술 시점이다. 지난 1월29일 차남의 ‘공개 검증’에서 서울대 병원 이명철 교수(정형외과)는 부상 4개월 뒤(2005년 2월) 미국 미시간대 병원에서 촬영한 MRI 사진을 보며, “(사진에 나타난) 연골판 파열은 그냥 둘 수가 없다. 이런 경우 가능한 빨리 수술하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술은 부상 14개월 만에야 이뤄졌다. 차남은 첫 진단을 받고도 바로 수술을 받지 않았고, 부상 9개월 뒤 한국에 와서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다시 MRI를 찍었다. 같은달 두차례 징병 재검을 신청해 4급(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수술을 받은 건 다시 다섯달 뒤 미국 병원에서였다. 2006년 5월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차남은 “정상으로 되기는 힘들다”는 진단을 받아, 다음달 신검에서 5급(면제) 판정을 받았다. 보충역 판정을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은 모양새로 보일 수 있다.

이 후보자는 ‘공개 검증’ 당일 “아직 장가도 안 간 자식의 신체 부위를 공개하면서까지…, 내가 공직에 가기 위해서 비정한 아버지가 됐나 하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파요”라며 눈물을 보였다.

■ 부부동반 출장 이완구 후보자는 도지사 재입 시절 21차례 국외 출장 가운데 절반 가량인 10차례 출장에 부인을 동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숙박·항공료 등 비용을 도 예산으로 처리한 게 확인되면 파장이 예상된다. 2007년 9월 미국 로스앤젤리스 출장과 관련한 충청남도의 계획안에는, 후보자 부인 이아무개씨 몫의 항공운임 668만여원과 체재비 1520달러(약 167만원)도 잡혀 있다.

2007년 12월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다음달인 2008년 1월 이완구 후보자는 일본에 ‘재해지역 복구방안 모색’을 위한 출장을 다녀왔는데, 이때도 부인이 동행했다.

■ 사인간 채무 이완구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자료에서 본인과 부인 명의의 재산으로 모두 11억1463만원을 신고했다. 이는 지난해 국회의원 재산 등록(14억5000여만원) 때보다 3억원 넘게 줄어든 액수다. 새로 들어간 것은 배우자의 ‘사인간 채무’, 곧 개인적으로 진 빚 2억5000만원이었다. 이 후보자 쪽은 “실무자 착오로 누락됐다가 뒤늦게 발견해 국회 감사당당관실에 채무를 추가 신고했다”며 “갑자기 재산이 준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 후보자의 재산공개 등록 자료를 보면, 2003년 10월 타워팰리스 아파트 분양권을 매도하면서 인근 대림아크로빌 아파트를 신규 매입했고 사인간 채무가 5억원 증가한 것으로 돼 있다. 타워팰리스 매각대금에다 누군가로부터 5억원을 빌려 대림아크로빌 아파트를 매입한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지만 분명치 않다.(▷타워팰리스 ‘단타 매매’ 의혹 항목 참조)

이 후보자는 사인간 채무의 상세 내역을 묻는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채권자 동의없이 제출할 수 없는 개인정보이므로 부득이 제출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양해하여 주시기 바람”이라고 답변해왔다. 사인간 채무는 공직자 재산등록 사항 가운데 검증이 쉽지 않은 부분이란 지적이 나온다.

■ 삼청교육대 관련 의혹 이완구 후보자는 1980년 국가보위비상대책위(국보위)에서 근무했다. 당시 국보위는 ‘불량배 소탕계획’(삼청계획 5호)을 입안해 계엄사령부가 약 4만여명을 삼청교육대에 수용하면서, 다수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월3일 “이 후보자는 삼청계획 수립과 집행에 핵심적 역할을 했으며 그 공로로 보국훈장광복장을 받게 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삼청교육대와는 무관한 일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 쪽은 같은 날 자료를 내어, “후보자가 담당한 역할은 가장 하위직인 실무 행정요원이었고, 공직자로서 근무명령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며 “소관 부처(경찰)와의 문서수발, 연락업무를 담당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2월9일 기자들에게 “국보위 자체가 국민들에게 많은 걱정 끼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좀 봐야한다”고 했지만 유감을 밝히거나 사과하진 않았다.

■ 아파트 투자의 달인 이완구 후보자는 흔히 충청 지역 정치인으로 알려져있지만, 거주지를 보면 70년대 이후 줄곧 서울 강남에서 가장 각광받는 아파트를 전전했다. 1974년 9월 부친이 구입한 서대문구 응암동 단층주택(16평·52㎡)에 살았던 그는, 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1977년9월 신반포2차아파트(33평·103㎡)를 분양받았다. 이 후보자는 다시 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1980년 7월 같은 아파트 내 넓은 평수(42평·137.66㎡)로 옮겼고, 1988년 7월엔 신반포3차아파트(46평·150.44㎡)를 구입했다. 1993년엔 압구정 현대아파트(52평·171.43㎡)로 갈아탔고, 2000년대 들어선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바로 옆 대림아크로빌 순으로 자산을 키웠다.

본인 뿐 아니라 이 후보자의 부친도 2001년 12월 압구정 미성아파트(32평·105.78㎡)를 사들였다. 당시 부친의 주소지는 천안이었으므로, 실거주 목적이 아니라 투기를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01년 2억5000만원선에서 거래됐던 이 아파트를, 부친이 사망한 2008년 이 후보자는 8억8000만원에 처분했다.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부동산 투기의 광풍이 불었던 곳은 어김없이 부동산 거래를 했고, 부동산 담보대출을 통해 새로운 부동산을 구입하는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수법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인사청문회에선 공직자였던 이 후보자가 부동산 개발정보를 사전 입수한 것이 아닌지에 대한 추궁도 이뤄질 전망이다.

■ ‘언론 통제’ 발언 이완구 후보자가 지명을 받은 뒤 언론사 간부에게 전화해 자신에 관한 의혹을 보도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한국방송>(KBS)이 2월6일 공개했다. 이 후보자는 기자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야, 우선 저 패널부터 막아 인마, 빨리 시간없어’ 그랬더니, 지금 메모 즉시 넣었다고 그래 가지고 빼고 이러더라고. 내가 보니까 빼더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패널을 방송에 나오지 못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뜻으로 보인다.

언론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윗사람들하고 다 내가 말은 안꺼냈지만 다 관계가 있어요. 어이 이 국장, 걔 안돼, 해 안해? 야, 김 부장, 걔 안돼, 지가 죽는 것도 몰라요. 어떻게 죽는지도 몰라” 라고도 말했다. 언론사의 인사에 개입할 수도 있다는 취지다. 이 후보자는 동석한 기자들에게 “좀 흠이 있더라도 덮어주시고, 오늘, 이 김치찌개를 계기로 해서 도와주소”라며 ‘협조’를 부탁하기도 했다.

보도 이후 이 후보자는 “편한 자리에서 한 발언이나 공직후보자로서 경솔했을 뿐 아니라 국민 여러분께 불편함을 드린데 대해 대오각성하는 마음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다소 거칠고 정제되지 못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저의 부덕의 소치”라고 해명했다.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이었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선진국 같으면 총리 후보자로는 이미 끝이고, 국회의원직도 관둬야 할 일”이라고 평했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가 지난 1월 29일 오전 집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들어서고 있다.(왼쪽) 서울대병원에서 자신의 병역면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있는 이 후보자의 차남 이아무개씨.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가 지난 1월 29일 오전 집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들어서고 있다.(왼쪽) 서울대병원에서 자신의 병역면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있는 이 후보자의 차남 이아무개씨.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 장남 재산 0원 이완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자료를 보면, 장남(36)은 ‘무직’으로 ‘재산 없음’으로 신고돼있다. 역대 재산등록 자료를 보면, 장남은 20살 성인이 된 뒤 2010년까지 1000만~5800여만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2010년 이후부터 재산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후보자 쪽은 “장남이 미국 대학에 교수직을 지원한 상태라 재산이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평소 사석에서 자신이 두 아들의 유학비를 보내다 증여세를 두 차례 냈다는 이야기를 소개한 바 있다. 2011년 두 아들의 미국 유학비 5600만원을 보내며 그에 대한 증여세 310만원을 세무서에 냈는데, 돌아오는 길에 증여세를 대신 낸 것도 증여라는 생각이 들어 310만원에 대한 증여세 20여만원을 추가로 냈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장남 가계의 유학비와 생활비, 또 손자 둘의 양육비와 교육비를 이 후보자가 감당해왔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장남의 재산은 0원인 반면, 차남은 외가의 경기도 성남 땅을 증여받았다. 이 후보자는 2011년 당시 본인은 도지사에서 물러났고 장남은 유학중이라 수입이 없었던 반면, 차남은 연봉 2~3억원의 소득이 있어 증여세와 재산세를 부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증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타워팰리스 ‘단타 매매’ 의혹
이완구 후보자는 2003년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타워팰리스를 매매하는 과정에서 9개월 만에 2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이 후보자 쪽이 2월4일 낸 자료를 보면, 2003년 1월 타워팰리스 아파트를 12억6868만원에 매입해 같은 해 10월 16억4000만원에 매도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세금 및 수수료 등 비용을 빼면 1억9590만9495원이 남았다.

이 후보자가 타워팰리스의 시세 차익을 노리고 짧은 시일 안에 매매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이 후보자 쪽은 “충청지역 주민들이 부의 상징인 타워팰리스에 사는 걸 문제 제기해 9개월 만에 되팔았다”고 해명했다. 또 투기 논란에 대해선, “구입 후 (7개월간) 후보자 가족이 살았고, 매각 후 5년 동안 가격이 무려 30억원 가까이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투기 목적의 매매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타워팰리스를 판 뒤 바로 옆의 대림아크로빌을 11억7000만원에 사서 이사했다. 4억7000만원 가량이 남았을 것으로 추정되나, 이 후보자의 재산등록 자료를 보면 되레 사인간 채무가 5억원 증가한 것으로 돼 있다.

■ 특혜 채용 의혹(경기대 교수) 이완구 후보자는 1996년 경기대 행정대학원 조교수 임용 당시, 처남 이아무개(60) 경기대 교수가 교학부장으로 일하며 ‘교수·강사 인사 추천’ 업무를 맡았던 게 드러났다. 이 후보자는 1995년 2월 충남경찰청장직을 떠나 15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준비하면서, 선거 두 달 전에 대학원 조교수 타이틀을 얻었다. 그러나 1996~2006년 10년 동안 조교수로 재직하면서 단 한 차례도 강의를 하지 않고 휴직 상태로 있었던 점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 허위 이력 기재 의혹 이완구 후보자는 1996년 국회의원 선거 때 배포한 자료, 2006년 충남지사 선거와 2013년 국회의원 선거 때 자료 등에 허위 경력을 기재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1996년 이 후보자의 선거 공보 자료엔 ‘수원대 강사’를 역임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수원대는 김승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확인 요청에 ‘확인 결과 본교 근무경력 없음’이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2006년 충남지사 선거와 2013년 국회의원 재선거 당시 공보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교환교수 이력이 제시됐으나, 새정치연합의 확인 요청에 대해 UCLA에서는 교환교수가 아닌 객원교수로 재직했다고 답변을 해왔다. 선거 공보물에 허위 이력을 기재하면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 ‘황제 강연’ 논란 이완구 후보자는 2010년 충남지사에서 물러나 1년4개월여 동안 우송대 석좌교수로 근무하면서 약 55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김경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 후보자는 우송대에서 1시간짜리 특강 6차례 외에 별다른 교육ㆍ연구활동을 하지 않았다”며 “1시간당 특강료 1000만원은 황제특강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은 사실상의 정치자금 수수”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 쪽은 “학생 대상 특강을 6차례 실시한 것 외에, 보직자·직원 대상 특강을 4차례 했고, 국외 유관기관 교류·협력을 위한 자문을 11차례 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정치인, 고위관료 등 유력 인사의 석좌교수 채용을 두고 대학이 각종 로비를 위해 활용하는 일종의 ‘전관 예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외현 김경욱 이승준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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