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받던 도중 인상을 쓰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한국갤럽, ‘부적합’ 2주 새 2배 늘어
새정치 “국민 판단에 따라야”
새누리 “16일 반드시 표결”
이 후보 “내 잘못…미안하다”
새정치 “국민 판단에 따라야”
새누리 “16일 반드시 표결”
이 후보 “내 잘못…미안하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기점으로 이 후보자가 총리 자격이 없다는 여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설문조사 결과가 13일 나왔다. 새누리당은 이날 여야가 전날 개최에 합의한 ‘16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단독으로라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표결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날 이 후보자의 국회 인준 문제를 국민 여론조사로 정하자는 ‘돌출 제안’을 여당에 내놨다가 곧바로 거부당하기도 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전국 성인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답변자의 41%가 ‘이 후보자가 총리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 후보자가 총리로 지명된 지난달 23일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1월27~29일)에서는 ‘부적합 비율’이 20%에 그쳤는데, 보름 새 두배로 급증한 것이다. 야당과 언론의 검증으로 부동산 투기, 병역, 언론 외압 의혹 등이 쏟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이 후보자가 총리로 적합하다’는 의견은 39%에서 29%로 줄었다. 지난해 7월 낙마한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의 경우, 한국갤럽이 당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부적합 의견이 64%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부정적인 여론에 기대 “국민들 판단이 모든 것을 결정하기를 바란다”(우윤근 원내대표), “국민 눈높이에서 낙제점”(주승용 최고위원), “국민들이 레드카드를 발부했다”(정청래 최고위원)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문재인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이 후보자 인준에 반대하는) 우리 당 주장을 정치공세라 여기면 중립적이고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기관에 의해 여야 공동으로 조사해볼 것을 제안한다”며 “우리 당은 그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를 “합의 번복”이라며 단번에 거절했다. 새정치연합도 당 안팎에서 비판이 일자 얼마 뒤 김영록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새누리당이 일방 강행처리할 게 아니라 국민 여론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를 사실상 철회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한편 이완구 후보자는 이날도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칩거를 이어갔다. 그는 이틀간의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자신을 도와준 총리실 직원과 측근들에게 “내 잘못으로 일이 이렇게 번져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와 가까운 한 인사는 “청문회 직후 총리실 직원들에게 ‘그동안 나 때문에 정말 고생했다’고 고마움을 전한 뒤 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16일 본회의가 열리긴 하지만 (국회 상황이) 한 치 앞도 볼 수가 없어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보미 이유주현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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