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운데 왼쪽)와 우윤근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1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뒤 대표 자리 주변에 모여 표결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완구 총리 인준 찬반표 살펴보니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16일, 새누리당은 물론 새정치민주연합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후보자에 대해 각종 의혹이 쏟아지면서 곤혹스러웠던 새누리당은 역대 최저 수준의 찬성률이지만, 총리 후보자가 세번째 잇따라 낙마하는 ‘참사’는 모면했다. 표결에 참여할 당시 이탈표를 걱정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서 오히려 새누리당에서 반란표가 나왔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여권 성향’ 무소속 더하면
최소 9명 이탈한 셈
새누리 “낙마 면해 그나마 다행” 새정치 “수적 열세로 졌지만
국민심판에선 이긴 것”
정의당 불참 “들러리 이유없다” 찬성 148명, 반대 128명, 무효 5명이란 투표 결과를 살펴보면, 새누리당에서는 최소 7표 이상의 반란표가 나왔다.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 참여한 281명 중 새누리당 소속이 155명이기 때문이다. 본래 새누리당 출신이나 현재 무소속인 정의화 국회의장과 유승우 의원 을 더하면, 여권 성향 의원은 모두 157명에 이른다. 반면, 야당 표는 정의당(5명)의 불참으로 새정치연합 124명이 전부였다. 야당 일부에서 학맥·지연·친소관계 등의 이유로 찬성표를 던졌다면 새누리당의 이탈표는 더 늘어난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김무성 대표는 무효표 5표 중에서 3표가 ‘찬성’ 쪽이었음을 근거로 이를 제해 “(계산해보니) 이탈표가 4표 정도 있는 것 같은데 개인 소신이 발현된 건 민주정당으로서 면모를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고 애써 자위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이번에 당론이 없이 (의원들) 자유투표에 맡겼다”며 “극소수 이탈표가 있는 건 당이 건강한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때 표결에서 새정치연합 이탈표로 인해 찬성표가 새누리당 의석수보다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을 걱정하기도 했던 새정치연합의 표정은 밝았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수적 열세에 의해 본회의에선 불가항력이었지만 국민심판에서는 이긴 것으로 본다”고 자평했다. 평소 강경한 성향으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은 “가장 중요한 건 우리 당이 단결된 모습으로 반대표를 던짐으로써 국민의 의사를 전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표결 보이콧 여부를 두고 고심해온 새정치연합이 이날 자유투표로 결론내린 데는 의원들이 이탈하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 앞서 새정치연합은 이날 낮 1시부터 열린 의원총회에서 2시 본회의 개회 연기까지 요청하며 1시간40분가량 격론을 벌였다.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이탈표가 나오면 어떻게 하느냐며 걱정하는 발언이 있었지만 각자 국민 여론을 판단해 자유투표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역구 눈치를 보느라 찬성표를 던지지 않을까 ‘의심’받았던 충청권 의원들도 “충청도 민심이 모두 이 후보자에게 우호적인 건 아니다. 이 후보자가 충청 출신이라 부끄럽다는 얘기도 많다”며 의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표도 의원총회 말미에 “의견이 일치됐으니 당당하게 표결에 참여해 부결시키도록 노력하자”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본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최선을 다했으나 수적인 열세로 국민들의 뜻을 관철해내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반대하는 총리 후보자를 끝내 인준하고 임명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그에 대한 정치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여론조사로 총리 인준 여부를 결정하자’는 발언으로 여당은 물론 야당 내부에서도 논란을 빚기도 했으나, 당내 리더십의 첫번째 시험대를 무난히 통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당은 새정치연합과 달리 표결 불참을 결정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김제남 원내대변인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의회의 책임정치를 구현한다는 차원에서 표결에 참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통과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우리 당이 ‘들러리’를 설 이유는 없다는 게 의원들의 중론이었다”고 말했다.
여야가 극한 대치를 피함으로써 명절 이후 상임위원회 활동도 비교적 무난히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축소 수사에 가담한 전력이 밝혀진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 개최 여부는 야당 반대가 심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유주현 하어영 서보미 기자 edigna@hani.co.kr
최소 9명 이탈한 셈
새누리 “낙마 면해 그나마 다행” 새정치 “수적 열세로 졌지만
국민심판에선 이긴 것”
정의당 불참 “들러리 이유없다” 찬성 148명, 반대 128명, 무효 5명이란 투표 결과를 살펴보면, 새누리당에서는 최소 7표 이상의 반란표가 나왔다.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 참여한 281명 중 새누리당 소속이 155명이기 때문이다. 본래 새누리당 출신이나 현재 무소속인 정의화 국회의장과 유승우 의원 을 더하면, 여권 성향 의원은 모두 157명에 이른다. 반면, 야당 표는 정의당(5명)의 불참으로 새정치연합 124명이 전부였다. 야당 일부에서 학맥·지연·친소관계 등의 이유로 찬성표를 던졌다면 새누리당의 이탈표는 더 늘어난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김무성 대표는 무효표 5표 중에서 3표가 ‘찬성’ 쪽이었음을 근거로 이를 제해 “(계산해보니) 이탈표가 4표 정도 있는 것 같은데 개인 소신이 발현된 건 민주정당으로서 면모를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고 애써 자위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이번에 당론이 없이 (의원들) 자유투표에 맡겼다”며 “극소수 이탈표가 있는 건 당이 건강한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인사청문회 도입 뒤 역대 총리 임명동의안 표결 찬성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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