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이 29일 오후 국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인사를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국회 기자회견 “주류, 비주류 차이가 적용된 판결”
29일 대법원 판결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했지만 저에게 민주노동당 당원이라는 직은 상실시킬 수 없을 것”이라며 “당원으로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날 법원이 상고심이 끝난 뒤 국회 기자실을 찾아와 이같이 밝히고, 판결과 관련해 “현실적인 결과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참으로 납득도 이해도 하기 힘든 결과”라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조 의원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른바 우리 사회의 메인스트림과 비주류 차이가 이번에도 적용되는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16대 말에 개정된 현행선거법은 돈 안드는 선거, 금권선거 흑색선전을 방지하겠다고 만들었으나 사법적 진실과 정의가 세워졌는가는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의원은 “저는 국회를 떠나게 되고 우리 민노당 의원들은 9명으로 힘겹게 의정활동 해야 하지만, 10·26 재선거를 통해서 또 다른 조승수, 새로운 전사 1명 보충되리라고 생각한다”며 “당원으로서 할 일을 찾아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총선을 앞둔 2004년 4월1일 음식물 자원화시설 설치에 반대하는 울산 북구 중산동 주민 집회에 참석해, “이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읽고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고, 결국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1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다음은 조승수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이다.
“납득하기 힘든 결과, 주류 비주류의 차이가 적용된 것”
안녕하세요. 민주노동당 조승수입니다. 대법원으로부터 의원직 상실 형에 대한 상고심 기각 결정을 받았다. 자랑스럽게 브리핑할 내용이 아니지만 따로 말씀드리는 것보다 브리핑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대법원 결정에 대해서 현실적인 결과임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참으로 납득도 이해도 하기 힘든 결과이다. 사실이 아니길 바랐고, 오늘 묘하게도 열린우리당 2분과 한나라당 1분의 대법원 상고심이 같이 있었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른바 우리 사회의 메인스트림, 주류 비주류 차이가 이번에도 적용되는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잘 아시는 것처럼 16대 말에 개정된 현행선거법은 돈 안드는 선거, 금권선거 흑색선전을 방지하겠다고 만들었다. 사법부도 선거사범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의 심판을 내리겠다고 얘기했다. 대법에서 기각된 3분의 결과는 잘 돼고 다행으로 생각합니다만 그동안 40여명에 이르는 선거법 위반 현역의원들 중 납득하기 힘든 사례가 있다. 김명곤, 이철우 의원이 그랬다. 사법부가 말하는 금권 흑색선거 그것을 엄단하면서 사법적 진실과 정의가 과연 세워졌는가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힘든 심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쨌든 결과는 내려졌으니, 이번 결과로 무엇보다도 상심에 빠질 지역 주민들께 또 다시 선거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어려움 겪게 해드린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많은 격려를 해주신 당원과 당에도 적지 않은,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듯한 느낌이다. 우리 민주노동당 10명에게 붙여졌던 10인의 전사라는 호칭이 있다. 저는 국회를 떠나게 되고 우리 민노당 의원들은 9명으로 힘겹게 의정활동을 해야 하지만, 10·26재선거를 통해서 또 다른 조승수 새로운 전사 1명 보충되리라고 생각한다. 이미 노동자들의 삶이 파탄난 상황이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 그것을 현실로 만들지 못하면 민노당의 잘못이다. 오히려 성장할 수 있다는 토양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본다. 당장은 10월 재선거에 공식적 역할을 할 수 없지만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서 제가 빠진 이 자리를 반드시 메꿀 수 있도록 하겠다. 진보정당이 힘들지만 더 어려웠던 일이 많았다. 꿋꿋이 갈 것이다. 격려 도움 부탁드린다. 감사한다. “방폐장 끝까지 막지 못해 아쉽다”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었는데 못한 것은? =민노당 10명의 의원이 대단한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지는 않았다. 국회라는 제도적 지형내에서 민노당이 법안을 발의하고 의정활동을 통해서 진보적 의제를 공론화하는 것이 목표였다. 적지않은 성과도 있었지만 일천한 경험과 거대 양당, 교섭단체의 특권적 구조 때문에 이루지 못한 것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산자위에 속해 있으면서 에너지 관련 정책대안을 만들지 못한 것 아쉽다. 다른 에너지 관련 정책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방폐장 후보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선정된다고 해도 성공한 과정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본다.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공무원 동원해서 관권선거 한다. 방폐장문제는 핵문제를 어떻게할 것인가의 문제인데, 여기에 대한 사회적 합의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이면에는 핵마피아라고 불리는 사업체의 이해관계가 있었다. 오늘도 재래시장 둘러봤다. 재래시장 서민들은 할 말을 잃은 상황이다. 최근 정부가 재래시장활성화특별법 입법 과정에서 점포 소유주 중심으로 하다보니 입점상인들 쫓겨나는 상황이다. 이런 정부정책을 우려하고 있고 유통산업발전법 역시 대형할인점을 무분별하게 설립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므로 꼭 저지해야 한다. 여러 아쉬운 점 있지만 당분간은 9명의 의원과 국민들이 대신해 주실 것으로 믿고 떠나겠다. “민주노동당 당원으로서 지역사회 기여할 일 찾겠다” -향후 계획은? =제가 95년 시의원 처음 당선되고 98년 구청장 당선돼서 2004년 국회의원 당선됐다. 남들이 보면 빠른 출세길을 달린 정치인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많은 부침의 과정이었다. 학생운동, 노동운동현장, 진보정당운동 10여년 하면서 제도권에 들어온지 또 10년째다. 그간 우리 사회가 근본적으로 통합적인 사회로 나가고 더불어 사는 연대로 가려면 진보정당 성공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살았다. 의원직을 상실했지만 저에게 민노당 당원이라는 직은 상실시킬 수 없다. 당원으로서 할일을 찾아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하겠다. <한겨레> 이지은 기자, 온라인뉴스부 jieuny@hani.co.kr
안녕하세요. 민주노동당 조승수입니다. 대법원으로부터 의원직 상실 형에 대한 상고심 기각 결정을 받았다. 자랑스럽게 브리핑할 내용이 아니지만 따로 말씀드리는 것보다 브리핑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대법원 결정에 대해서 현실적인 결과임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참으로 납득도 이해도 하기 힘든 결과이다. 사실이 아니길 바랐고, 오늘 묘하게도 열린우리당 2분과 한나라당 1분의 대법원 상고심이 같이 있었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른바 우리 사회의 메인스트림, 주류 비주류 차이가 이번에도 적용되는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잘 아시는 것처럼 16대 말에 개정된 현행선거법은 돈 안드는 선거, 금권선거 흑색선전을 방지하겠다고 만들었다. 사법부도 선거사범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의 심판을 내리겠다고 얘기했다. 대법에서 기각된 3분의 결과는 잘 돼고 다행으로 생각합니다만 그동안 40여명에 이르는 선거법 위반 현역의원들 중 납득하기 힘든 사례가 있다. 김명곤, 이철우 의원이 그랬다. 사법부가 말하는 금권 흑색선거 그것을 엄단하면서 사법적 진실과 정의가 과연 세워졌는가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힘든 심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쨌든 결과는 내려졌으니, 이번 결과로 무엇보다도 상심에 빠질 지역 주민들께 또 다시 선거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어려움 겪게 해드린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많은 격려를 해주신 당원과 당에도 적지 않은,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듯한 느낌이다. 우리 민주노동당 10명에게 붙여졌던 10인의 전사라는 호칭이 있다. 저는 국회를 떠나게 되고 우리 민노당 의원들은 9명으로 힘겹게 의정활동을 해야 하지만, 10·26재선거를 통해서 또 다른 조승수 새로운 전사 1명 보충되리라고 생각한다. 이미 노동자들의 삶이 파탄난 상황이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 그것을 현실로 만들지 못하면 민노당의 잘못이다. 오히려 성장할 수 있다는 토양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본다. 당장은 10월 재선거에 공식적 역할을 할 수 없지만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서 제가 빠진 이 자리를 반드시 메꿀 수 있도록 하겠다. 진보정당이 힘들지만 더 어려웠던 일이 많았다. 꿋꿋이 갈 것이다. 격려 도움 부탁드린다. 감사한다. “방폐장 끝까지 막지 못해 아쉽다”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었는데 못한 것은? =민노당 10명의 의원이 대단한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지는 않았다. 국회라는 제도적 지형내에서 민노당이 법안을 발의하고 의정활동을 통해서 진보적 의제를 공론화하는 것이 목표였다. 적지않은 성과도 있었지만 일천한 경험과 거대 양당, 교섭단체의 특권적 구조 때문에 이루지 못한 것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산자위에 속해 있으면서 에너지 관련 정책대안을 만들지 못한 것 아쉽다. 다른 에너지 관련 정책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방폐장 후보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선정된다고 해도 성공한 과정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본다.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공무원 동원해서 관권선거 한다. 방폐장문제는 핵문제를 어떻게할 것인가의 문제인데, 여기에 대한 사회적 합의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이면에는 핵마피아라고 불리는 사업체의 이해관계가 있었다. 오늘도 재래시장 둘러봤다. 재래시장 서민들은 할 말을 잃은 상황이다. 최근 정부가 재래시장활성화특별법 입법 과정에서 점포 소유주 중심으로 하다보니 입점상인들 쫓겨나는 상황이다. 이런 정부정책을 우려하고 있고 유통산업발전법 역시 대형할인점을 무분별하게 설립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므로 꼭 저지해야 한다. 여러 아쉬운 점 있지만 당분간은 9명의 의원과 국민들이 대신해 주실 것으로 믿고 떠나겠다. “민주노동당 당원으로서 지역사회 기여할 일 찾겠다” -향후 계획은? =제가 95년 시의원 처음 당선되고 98년 구청장 당선돼서 2004년 국회의원 당선됐다. 남들이 보면 빠른 출세길을 달린 정치인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많은 부침의 과정이었다. 학생운동, 노동운동현장, 진보정당운동 10여년 하면서 제도권에 들어온지 또 10년째다. 그간 우리 사회가 근본적으로 통합적인 사회로 나가고 더불어 사는 연대로 가려면 진보정당 성공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살았다. 의원직을 상실했지만 저에게 민노당 당원이라는 직은 상실시킬 수 없다. 당원으로서 할일을 찾아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하겠다. <한겨레> 이지은 기자, 온라인뉴스부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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