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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JP 부인 박영옥씨 빈소에 정치권 조문 이어져

등록 2015-02-22 21:07수정 2015-02-22 22:28

박근혜 대통령과 사촌지간
근령·지만씨도 빈소 찾아

평생 ‘그림자 내조’…
JP, 결혼반지 목에 걸어주고 ‘작별’
지난 21일 저녁 86살로 생을 마친, 김종필(89) 전 국무총리 부인 박영옥씨의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빈소에 22일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고인은 지난해 가을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 입원해 척추협착증과 요도암으로 투병해왔다. 고인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셋째 형 박상희씨의 장녀로, 박근혜 대통령과 사촌이다. 고인의 선친 박상희씨는 일제강점기 사회주의 운동가인 황태성 등과 함께 독립운동단체인 신간회와 건국동맹에서 활동하고, 해방 뒤에는 남로당 간부(경북도책)로 1946년 대구 투쟁에 가담하다가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것으로 전해진다.

2008년 발병한 뇌졸중으로 오른쪽 팔다리가 불편한 김 전 총리는 이날 휠체어에 의지한 채 조문객을 맞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빈소로 조화를 보냈고, 김기춘 비서실장이 오전에 빈소를 찾았다. 김 전 총리는 설 전에 사의를 표명한 김 실장에게 “(박 대통령을) 가끔 찾아뵙고 외롭지 않게 해주세요. 외로운 자리입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와 고인의 인연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어줬다. 김 전 총리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전 당시 소령이던 박 전 대통령 관사에서 구미국민학교 교사였던 고인을 처음 만났다. 전쟁이 터진 뒤 말라리아를 앓던 고인에게 김 전 총리가 의사를 구해주고, 고인이 비스킷 등으로 보답하며 인연이 이어졌다. 1951년 2월 결혼 뒤, 고인은 평생을 ‘그림자 내조’로 김 전 총리와 함께했다. 전두환 신군부 시절 김 전 총리가 부정축재 혐의로 연행되자 직접 구명운동을 벌이고 김 전 총리가 자민련 명예총재로 물러섰을 때는 대신 선거유세 현장을 도는 등 거침없는 성격으로 ‘여걸’로 불리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고인을 “우리집 호랑이”라고 불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전 빈소에서 영정사진을 쳐다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 고인이 병원에 누운 뒤 매일 병상을 지켜온 김 전 총리는 지난 21일 의료진이 임종이 가까워졌음을 알리자, 모두 자리를 비켜달라고 요청한 뒤 혼자 마지막을 지켰다고 조용직 운정회 사무총장이 전했다. 김 전 총리는 부인 박영옥씨에게 지상에서 마지막 입맞춤을 하며 떠나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는 64년 전 아내에게 선물한 결혼반지를 목걸이에 매달아 떠나는 아내의 목에 걸어줬다고 한다.

김 전 총리는 조문객들을 만나서도 “난 마누라하고 같은 자리에 누워야겠다 싶어서 국립묘지 선택은 안 했다”며 “(나도) 곧 갈 거예요. 외로워서 일찍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임종 때 아내에게 “나도 머지않은 장래에 가야 하니까 외로워 말라고, 편히 쉬라고 했다”고 소개하며 눈물을 훔쳤다.

이날 빈소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서청원·정몽준·이인제·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유인태 새정치연합 의원, 조부영·김덕룡·정대철 전 의원 등 정치인들이 줄을 이었다. 김 전 총리가 이끌던 자민련 출신인 이완구 국무총리와 이한동 전 총리도 조문했다. 박 대통령의 동생 근령·지만씨도 빈소를 찾았다.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 정진석 전 의원 등 충청권 인사들이 김 전 총리 곁을 지켰다. 발인은 25일, 장지는 김 전 총리의 고향인 충남 부여 가족묘소다. 자녀는 딸 예리(64)씨와 아들 진(54)씨를 두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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