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부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이완구 국무총리,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유승민 “규제완화, 성장 도움 안돼
단기 부양책은 재정건전성만 해쳐”
‘초이노믹스’ 공개적인 비판 나서
새정치도 ‘소득주도 성장’ 전환 촉구
단기 부양책은 재정건전성만 해쳐”
‘초이노믹스’ 공개적인 비판 나서
새정치도 ‘소득주도 성장’ 전환 촉구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6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진해온 규제완화 중심의 경제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정부 정책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집권 여당 원내 사령탑의 공개 비판이 향후 정부의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야당은 노동자의 임금소득을 올려 내수를 부양시키는 ‘소득 주도 성장’으로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친이(친이명박)계 핵심인 이재오 의원이 주최한 ‘은평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단순히 규제를 완화하는 수준의 정책은 경제성장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 그는 최경환 부총리가 한국은행을 상대로 금리 인하를 압박해온 점을 겨냥해 “한국은행이 돈을 좀 더 풀고, 금리를 내리는 것은 몸이 안 좋을 때 주사를 한 대 맞는 정도”라며 “(실질적인 경제)성장의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동안 재정 확장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해왔다. 정책금융 등을 동원해 40조원이 넘는 재정을 투입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규제완화, 기준금리 인하 요구 등 정책수단을 총동원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유 원내대표는 그동안 최경환 부총리와 각종 경제정책에서 입장차를 보여왔다. 최 부총리는 디플레이션을 피한다는 등의 목적으로 부동산 규제완화, 금리 인하와 같은 단기적 부양책을 추진했지만, 유 원내대표는 “단기 부양책은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안 되고, 재정 건전성만 해친다”고 보고 있다.
성장과 대기업에 집중하는 최 부총리와 달리 유 원내대표는 복지나 분배 정책에도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주문해왔다.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도 최 부총리는 부정적인 반면, 유 원내대표는 “법인세도 성역으로 둘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유 원내대표가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한 이견을 숨기지 않으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당 원내대표가 한계에 다다른 경제정책에 제동을 건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 경제팀이 여당 내부에서조차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정책 추진력을 잃게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발언에 대해 “매번 하던 이야기”라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이종훈 원내대변인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원내대표가 중부담 중복지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로 정부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기 위해 한 말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최 부총리의 최근 최저임금 인상 발언을 두고, 소득 주도 성장 전략으로의 적극적인 전환을 요구하며 압박에 들어갔다. 새정치연합은 오는 4월 국회에서 최저임금법을 비롯해 생활임금법과 이른바 ‘장그래법’(비정규직보호법) 등 통과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표는 “최 부총리의 ‘임금이 올라야 내수가 산다’와 ‘최저임금을 빠른 속도로 올려야 한다’는 발언은 우리 당의 소득 주도 성장과 최저임금 인상 주장이 옳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어서 반갑다”며 “경제정책 기조를 최저임금 인상뿐 아니라 생활임금, 노동시간 단축, 좋은 일자리 만들기 등 소득 주도 성장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욱 하어영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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