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정’…새누리 미래연대 다시 모인다

남경필·원희룡·정병국 등 옛 한나라당 소장파
김부겸 김영춘 등 야당 인사들도 초청하기로
정치 쇄신 방안 논의…정계 개편 신호탄 관심

옛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개혁 성향의 소장파 정치인들이 다시 모여 정치 개혁 방안을 논의한다. 이제는 정치권 중진이 된 이들이 과거 자신들이 주도한 정치 쇄신 방안들을 점검하고, 새로운 혁신의 계기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20일 <한겨레>와 만난 자리에서 “미래연대, 새정치 수요모임, 민본 21 등의 이름으로 활동했던 옛 한나라당 소장파 인사들이 중심이 된 모임을 결성하고 있다”며 “모임 이름과 구체적인 의제를 정한 것은 아니지만, 망국병으로 지목되는 지역주의적 정치 구조를 깨트릴 수 있는 정치 혁신과 선진 정치 등을 고민하고 정치권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보려 한다”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남경필 경기지사·원희룡 제주지사·정병국 의원. 한겨레 자료사진

모임에는 이제는 중진이 된 새누리당 소장파의 대명사 격이었던 ‘남·원·정’(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정병국 의원)을 비롯해 정두언 의원, 김기현 울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정태근 권택기 김성식 진수희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도 뜻을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일부 초·재선 의원들도 참여할 전망이다. 실무는 이이재 의원이 맡았다.

모임 초청 대상에는 야당 쪽 인사들도 포함됐다. 과거 한나라당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미래연대에서 활동하다 당적을 옮긴 김부겸 김영춘 전 의원 등이다. 김부겸 김영춘 전 의원은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첫 모임은 4월12일로 잡혔다. 이를 시작으로 이들은 정기적으로 모여 지역주의 극복 방안, 승자독식 정치구조 개편, 개헌 등을 논의하고 대결적 정치 문화를 완화하기 위한 정치 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를 아우르는 이 모임을 계기로 기존 이념이나 지역 구도를 깨는 일종의 ‘정계 개편’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나라당에서는 16대 때인 지난 2003년 당시 초·재선 의원이었던 ‘남·원·정’이 혁신을 내걸며 미래연대(미래를 위한 청년연대)를 결성한 이래, 이후 17대 ‘새정치 수요모임’, 18대 ‘민본 21’ 등의 소장개혁파 모임이 있어 왔으나, 현재(19대)는 소장파 모임 자체도 사라졌고, 소장 개혁파라 이름 붙일 만한 이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김경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