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천안함 침몰 5주기를 이틀 앞두고 전국 각 지역에 천안함 순국장병을 추모하는 펼침막을 내건 24일 낮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추모펼침막 아래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경제정당” 이어 두번째 변신
새누리 종북공세 선대응 성격
“우리가 오히려 안보에 능해”
새누리 “원조 안보정당” 강조
“천안함 북 소행 인정하라” 견제구
새누리 종북공세 선대응 성격
“우리가 오히려 안보에 능해”
새누리 “원조 안보정당” 강조
“천안함 북 소행 인정하라” 견제구
26일 천안함 5주기를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이 ‘안보정당’을 전면에 내세우고 나섰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당대표가 취임한 뒤 1호로 내걸었던 ‘경제정당’에 이은 두번째 변신인 셈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천안함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체계)에 대한 견해를 밝히라’며 압박하고 나섰다.
새정치연합은 24일 전국에 “천안함 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천안함 장병들을 기리는 펼침막을 내걸었다. 새정치연합(옛 민주당 포함)이 당 차원에서 천안함 추모 현수막을 건 것은 처음이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평화와 안보는 동전의 양면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안보가 곧 평화를 지키는 길이라는 굳건한 믿음으로 국가의 안보태세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취임 뒤 ‘경제’와 ‘안보’라는 두 축을 중심에 두고 움직여온 문 대표의 행보와 궤를 같이한다.
문 대표는 이달 들어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가 안보에 있어서 더 유능했다”고 강조하는 등, 새정치연합의 ‘약한 고리’로 지적되어온 안보불안 이미지에 적극 대응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13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방문 당시 “늘 새누리당이 안보에 더 유능하고 노력하는 것처럼 인식돼 한편으로는 억울한 생각이 든다”며 “새정치연합이 오히려 안보에 능하고 애국적인 정당”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의 ‘종북 공세’에 먼저 대응하려는 전략적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25일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인천에서 최고위원회를 연 뒤, 김포의 해병대 2사단 상륙장갑차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특전사 출신임을 내세워온 문 대표가 전투복을 입고 직접 상륙장갑차에 탑승할 계획이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의 종북 공세에 직접적인 대응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대신 문 대표가 천안함 사건과 북한에 대한 메시지를 밝히는 것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조 안보정당’을 내세우는 새누리당은 국가안위와 관련된 사안을 이벤트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26일 대전 현충원 현장최고위원회와 천안함 5주기 추모식 참석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국민들에게 자칫 ‘안보로 장사한다’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 지도부는 야당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내비치며 ‘원조 안보정당’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4일 천안함 5주기를 맞아 ‘안보정당’을 내건 야당을 향해 “새정치연합이 국가안보를 중시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어 적극 환영한다”면서도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임을 분명하게 인정하는 것이 안보정당의 출발”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전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게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 체계에 대한 찬반 입장을 명확히 밝히라”고 촉구한 데서 한발 나아가, 안보 부문의 쟁점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최혜정 이승준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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