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4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박근혜 대표와 유승민 비서실장(사진 오른쪽)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 및 6자회담의 무기한 참여중단 선언과 관련 결의문 채택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종찬 기자.
경기 광주 홍사덕 무소속 출마, 대구 동을 유승민 ‘낙점’ 잡음
“민의를 대변하는 정치권에서 국민의 안녕은 뒷전이고 밀실야합과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하고 고득점자가 하위 득점자에게 공천에 지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 분노를 담은 제2의 똥바가지가 퍼부어질 것이다.”(4일 김을동 한나라당 운영위원)
지난 4월 재선거에서 23대0의 압승을 거뒀던 한나라당이 10·26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시작부터 공천잡음으로 삐걱거리고 있다. 이번 재선거는 부천 원미갑, 경기 광주, 대구 동을, 울산 북구 등 4곳에서 소규모로 치러지지만, 한나라당 지도부에서 거는 의미는 적지않다. 선거 결과에 따라 박근혜 대표를 포함해 지도부 책임론이 다시 불거질 수 있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국 주도권에서도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선거를 3주 앞두고 경기 광주와 대구 동을 후보 결정과정에서 공천 잡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경기 광주에서는 탄핵의 주역인 홍사덕 전 총무가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텃밭인 대구 동을은 박 대표 비서실장인 유승민 의원의 ‘전략공천’이 도마에 올랐다.
경기 광주 정진섭 후보 출생지 허위 기재 시비
여론조사 1위 홍사덕 “무소속으로 당선돼 복당” 선언 한나라당 운영위원회는 4일 경기 광주시 후보로 정진섭(53) 경기도지사 정책특보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후보는 공천심사과정에서 ‘출생지 허위기재’ 시비에 휘말렸다. 정 후보는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경기 안양 동안구갑 후보로 출마할 당시 출생지를 ‘경기 가평’으로 기재했으나, 이번에는 ‘경기 광주’로 적은 사실이 드러났다. 김무성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 공천심사위원회는 “출생지는 경기도 광주가 맞으나 부친의 본적지인 가평에서 출생신고를 해서 그렇다”는 정 후보의 해명을 받아들여 “여러 경로를 통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광주시 재선거에 공천을 신청했던 김을동(59) 상임운영위원과 홍사덕(62) 전 의원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홍 전 의원과 김 의원은 정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높을 뿐아니라 당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의원은 4일 성명서를 통해 “탄핵 주역이란 이유로 당은 나를 버렸지만 나는 당을 버릴 수 없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당에 복귀할 것”이라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홍 전 의원은 “압도적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나를 심사대상에서 배제했으나 광주 시민들은 높은 지지로 나를 격려해줬다“며 “내가 당선되는 것이야말로 정권교체를 위한 또 하나의 디딤돌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을동 위원 “국민의 분노 담은 제2의 똥바가지 퍼부을 것” 김을동 운영위원도 4일 운영위원회 신상발언을 통해 “광주 공천은 기준과 원칙이 무시됐다”며 재심사를 요구했다. 김 위원은 “지지도 조사에서 열 배 이상 차이나는 사람을 공천해 놓고, 공정한 심사요구에 대해 심사위원의 위상을 들먹이면서 구차한 변명조차 듣지 못했다”며 “그야말로 파렴치한 정치폭력”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위원은 “신뢰있는 기관의 여론조사를 맡겨 공정하고 객관성있는 심사를 하고, 결과를 국민들에게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며 “잘못한 선택이 이뤄지면 국민의 분노를 담은 제2의 똥바가지가 퍼부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예초 정진섭 후보의 인지도가 약해 고전이 예상되는 데다 홍 전 의원까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뜻밖의 복병을 만나게 되었다. 유승민 전략공천에 “우리는 들러리냐” 성토 한나라당은 텃밭인 대구 동을에서는 공천 신청도 하지 않은 유승민 의원을 전략공천하기로 해 잡음이 일고 있다. 대구 동을은 한나라당의 텃밭인데다 박근혜 대표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곽창규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정책연구실장, 황수관 연세대 교수, 김성완 한나라당 부대변인,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등 무려 15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한나라당 운영위는 4일 “15명의 신청자중 3인을 압축 정밀 여론조사 등을 통해 심사를 했으나 적격자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5일 추가공모를 받아 후보를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앞서 공천심사위는 “현지조사와 각종 여론조사 그리고 대구시지부의 의견을 수렴해 유승민 의원(비례대표)이 적합하다는 의견에 이르렀다”며 사실상 유 의원을 후보로 내정했다. 공천심사위는 3일 밤 11시15분께 “유 비서실장을 만장일치로 공천하기로 했다”며 유 비서실장의 약력을 첨부한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돌렸다가 채 50분도 지나지 않아 이를 취소하는 등 헤프닝을 벌였다. 이에 대해 공천 탈락자들은 “사실상 유 비서실장을 내정해놓고 나머지 신청자들을 들러리 세우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한 공천 탈락자는 “공천 신청을 낸 사람들에 한해서 후보자를 결정해야 하는데, (유승민 의원을 내정한 것은) 공천 신청자들에 대한 기만”이라며 “공모를 했으면 정당하게 평가를 해야지, 뒤로 박 대표 비서실장이 내정된 것처럼 언론에 흘리고, 이래서는 안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다른 공천 탈락자도 “처음부터 구도를 잡아놓고, 15명은 이용당한 것 아닌가 싶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들 공천 탈락자 가운데 일부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 대구 동을도 한나라당 성향의 후보가 난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대표 측근 "박 대표 지침줬으면 일사천리 진행에 잡음 없었을 것" 그러나 박근혜 대표쪽의 해석은 다르다. 대구동을 공천 잡음과 관련해 박근혜 대표 측근은 “이번 공천이 시끄럽다고 하지만, 기존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며 “이런 잡음도 실은 박근혜 대표가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한다는 원칙을 갖고 했다는 반증으로, 처음부터 박 대표가 지침을 줬으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잡음도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최 측근인 이강철 열린우리당 후보가 출마를 선언해놓은 상태에서 한나라당 후보들간의 집안 싸움은 지난 4·30 재선거에서 어렵게 텃밭을 지킨 영천 선거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여론조사 1위 홍사덕 “무소속으로 당선돼 복당” 선언 한나라당 운영위원회는 4일 경기 광주시 후보로 정진섭(53) 경기도지사 정책특보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후보는 공천심사과정에서 ‘출생지 허위기재’ 시비에 휘말렸다. 정 후보는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경기 안양 동안구갑 후보로 출마할 당시 출생지를 ‘경기 가평’으로 기재했으나, 이번에는 ‘경기 광주’로 적은 사실이 드러났다. 김무성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 공천심사위원회는 “출생지는 경기도 광주가 맞으나 부친의 본적지인 가평에서 출생신고를 해서 그렇다”는 정 후보의 해명을 받아들여 “여러 경로를 통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광주시 재선거에 공천을 신청했던 김을동(59) 상임운영위원과 홍사덕(62) 전 의원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홍 전 의원과 김 의원은 정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높을 뿐아니라 당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의원은 4일 성명서를 통해 “탄핵 주역이란 이유로 당은 나를 버렸지만 나는 당을 버릴 수 없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당에 복귀할 것”이라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홍 전 의원은 “압도적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나를 심사대상에서 배제했으나 광주 시민들은 높은 지지로 나를 격려해줬다“며 “내가 당선되는 것이야말로 정권교체를 위한 또 하나의 디딤돌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을동 위원 “국민의 분노 담은 제2의 똥바가지 퍼부을 것” 김을동 운영위원도 4일 운영위원회 신상발언을 통해 “광주 공천은 기준과 원칙이 무시됐다”며 재심사를 요구했다. 김 위원은 “지지도 조사에서 열 배 이상 차이나는 사람을 공천해 놓고, 공정한 심사요구에 대해 심사위원의 위상을 들먹이면서 구차한 변명조차 듣지 못했다”며 “그야말로 파렴치한 정치폭력”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위원은 “신뢰있는 기관의 여론조사를 맡겨 공정하고 객관성있는 심사를 하고, 결과를 국민들에게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며 “잘못한 선택이 이뤄지면 국민의 분노를 담은 제2의 똥바가지가 퍼부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예초 정진섭 후보의 인지도가 약해 고전이 예상되는 데다 홍 전 의원까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뜻밖의 복병을 만나게 되었다. 유승민 전략공천에 “우리는 들러리냐” 성토 한나라당은 텃밭인 대구 동을에서는 공천 신청도 하지 않은 유승민 의원을 전략공천하기로 해 잡음이 일고 있다. 대구 동을은 한나라당의 텃밭인데다 박근혜 대표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곽창규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정책연구실장, 황수관 연세대 교수, 김성완 한나라당 부대변인,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등 무려 15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한나라당 운영위는 4일 “15명의 신청자중 3인을 압축 정밀 여론조사 등을 통해 심사를 했으나 적격자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5일 추가공모를 받아 후보를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앞서 공천심사위는 “현지조사와 각종 여론조사 그리고 대구시지부의 의견을 수렴해 유승민 의원(비례대표)이 적합하다는 의견에 이르렀다”며 사실상 유 의원을 후보로 내정했다. 공천심사위는 3일 밤 11시15분께 “유 비서실장을 만장일치로 공천하기로 했다”며 유 비서실장의 약력을 첨부한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돌렸다가 채 50분도 지나지 않아 이를 취소하는 등 헤프닝을 벌였다. 이에 대해 공천 탈락자들은 “사실상 유 비서실장을 내정해놓고 나머지 신청자들을 들러리 세우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한 공천 탈락자는 “공천 신청을 낸 사람들에 한해서 후보자를 결정해야 하는데, (유승민 의원을 내정한 것은) 공천 신청자들에 대한 기만”이라며 “공모를 했으면 정당하게 평가를 해야지, 뒤로 박 대표 비서실장이 내정된 것처럼 언론에 흘리고, 이래서는 안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다른 공천 탈락자도 “처음부터 구도를 잡아놓고, 15명은 이용당한 것 아닌가 싶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들 공천 탈락자 가운데 일부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 대구 동을도 한나라당 성향의 후보가 난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대표 측근 "박 대표 지침줬으면 일사천리 진행에 잡음 없었을 것" 그러나 박근혜 대표쪽의 해석은 다르다. 대구동을 공천 잡음과 관련해 박근혜 대표 측근은 “이번 공천이 시끄럽다고 하지만, 기존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며 “이런 잡음도 실은 박근혜 대표가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한다는 원칙을 갖고 했다는 반증으로, 처음부터 박 대표가 지침을 줬으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잡음도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최 측근인 이강철 열린우리당 후보가 출마를 선언해놓은 상태에서 한나라당 후보들간의 집안 싸움은 지난 4·30 재선거에서 어렵게 텃밭을 지킨 영천 선거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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