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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50%’, 연금논의 집어삼키는 블랙홀

등록 2015-05-13 20:30수정 2015-05-13 22:36

새누리, 여론전에 치중
새정치 “박대통령 약속 안지켜” 불신

전문가들 “유연하게 대처 필요”
“50%보다 기초연금 확대 고민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관련 전문가 의견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관련 전문가 의견
정치권과 정부, 학계, 공무원단체 등이 모여 지난 2일 사회적 대타협을 이룬 공무원연금 개편안이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라는 수치를 놓고 여야가 ‘합의 파기’ 논란을 빚으며 표류하고 있다. 여야가 협상을 전면중단한 채 힘겨루기를 하면서 ‘50%’라는 숫자가 공무원연금 개편과 공적연금 강화 등 모든 논의를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여론전’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김무성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자신이 주도하는 노인복지 정책모임인 ‘퓨처라이프 포럼’에 참석해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더할 수 없이 잘된 안”이라며 이번 개편안의 당위성과 성과를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또 그는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고 했는데 저는 이 문제를 생각하면 참 가슴이 터질 듯이 답답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포럼 뒤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 “국민 증세” 등의 표현을 써가며 비난했다.

새누리당이 ‘명목소득대체율 50%’ 명기에 부정적인 이유로 ‘미래세대 부담’을 꼽고 있지만, 속내는 당장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에 따른 부정적 여론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보험료 증가폭이 크지 않더라도 최근 연말정산 파동과 건강보험료 논란 등 조세와 관련된 국민 불만이 가중된 상황에서 국민연금 보험료까지 올리면 결국 정부·여당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새정치연합이 50% 명기를 고집하는 배경에는 정부·여당에 대한 강한 불신이 깔려 있다. 2007년 참여정부에서 국민연금을 개혁할 당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단계적으로 40%로 낮추는 대신 기초노령연금을 10%포인트 올리기로 합의했지만,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이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50%’라는 숫자를 못박지 않을 경우, 여권은 언제든 합의를 뒤집을 뿐 아니라 공적연금에 대한 논의 자체도 제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연금개혁 무산은 이명박 대통령이 약속을 안 지키고,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기초연금이 무너진 데에서 기인한다”며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득대체율 ‘50%’라는 수치에 함몰돼 연금 관련 논의를 닫아두기보다는 50% 명문화에 좀더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정치학)는 “야당이 ‘50%’를 양보하는 대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현재보다 상향조정한다’는 수준의 여당 약속을 이끌어내면 공무원연금 개편과 공적연금 강화 논의를 다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정 배재대 교수(공공행정학)는 “야당이 50% 명기를 여당에 요구하려면 국민 여론을 등에 업어야 하는데, 50% 수치는 아직 국민적 합의를 거친 내용이 아니다”라며 “50% 명문화가 필요하다면 여당에 이를 요구만 할 게 아니라 대국민 설득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적연금 강화를 위해 50% 명기가 아니라 ‘기초연금 확대’를 고민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현재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보험료 인상 공방은 오히려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며 “기초연금 확대 등 국민의 노후 보장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사회적으로 논의하는 장이 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50% 명기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성주 의원은 “50%는 목표치로 두고 이해당사자들이 논의하면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소득대체율 50% 달성을 위한 보험료 인상이 여론을 악화시켜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김경욱 이승준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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