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타네”
홍사덕 출마 경기광주 불투명…대구 동을에선 압승 부담감
이명박 시장 주가 치솟는데…20일앞 선거에서 입지 확인 처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무엇보다 코 앞에 닥친 10·26 재선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졌다. 홍사덕 전 의원의 무소속 출마 선언으로 경기 광주의 불투명성이 커졌고, 텃밭인 대구 동을에서도 ‘여당 의원 배출을 통한 지역 발전’이라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 많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열린우리당의 두배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런 ‘초 호황’이 되레 압승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당내 분위기를 반영한 듯, 김무성 사무총장은 5일 경기 광주를 방문해 “홍 전 의원이 당선하면 입당하겠다고 했지만 그의 복당은 결코 없다”며 “박 대표가 광주에서 상주하다시피 해서라도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당내에선 대구 동을의 경우, 어렵게 이겨도 박 대표에게 타격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대구 동을에서) 만일 지게 되면 획기적인 당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될 것”이라며 “비주류 의원들로 당직을 채우고 박 대표 자신은 대외적인 대표직만 수행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거지원차 대구 현지에 내려가있는 박희태 의원은 “유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이미 열린우리당 후보를 앞지르고 있어, 지는 건 생각하지 않는다”며 “박 대표에 대한 대구 시민의 지지를 다시 확고하게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 대표 쪽의 이런 ‘올인’에는 청계천 새물맞이를 계기로 이명박 서울시장의 주가가 급상승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시장은 박 대표를 5%포인트 차이로 따돌리며, 고건 전 총리에 이어 2위를 달렸다. 박 대표로선 4곳의 10·26 재선거를 통해 자신의 힘과 가치를 재입증해야 하는 처지가 된 셈이다.
당내에선 박 대표가 굵직한 정책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박 대표의 최근 일정은 가수 조용필 공연장 방문, 한국전 참전용사 만찬, 대학 강연 등 소리없는 움직임에 그치고 있다. 박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유권자들이 외면했던 과거의 모습을 씻고 당의 외연을 넓힐 비전을 제시하는 게 박 대표의 할 일”이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 지역에서 공연장 압사 참사가 빚어졌음에도 사고 사흘만인 6일에야 상주시를 찾는다. 이미 일부 희생자의 장례식이 끝난 뒤다.
박용현 성연철 기자 pi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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