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0일 2015 세계교육포럼 참석을 위해 방한한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청와대에서 만나 최근 일본이 조선인 강제징용 시설이 포함된 근대산업시설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고 추진하는 것에 대해 분명한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보코바 사무총장에게 “세계유산은 국가간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화해·우호를 증진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유감스럽게도, 일본이 일부 시설에서 비인도적인 강제노동이 자행된 역사는 외면한 채 ‘규슈·야마구치 및 인근 지역 메이지 혁명 근대산업시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 신청하는 것은 모든 인민을 위해야 한다는 세계유산협약의 정신과 어긋나며, 국가간 불필요한 분열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이 등재를 추진하는 곳은 나가사키현 하시마(군함도) 일대로, 태평양전쟁 당시 미쓰비시중공업이 일본 전함 등을 만들기 위해 조선인을 강제동원한 장소다.
이에 보코바 사무총장은 “세계유산위원회 위원장에게 박 대통령의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앞서 정의화 국회의장과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도 보코바 총장을 국회에서 만나 하시마 일대의 문화유산 등재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전달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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