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지역에서는 지자체가 정부”…연일 ‘박원순 방역’ 칭찬

문 대표, 서울시대책본부 방문
박원순 시장과 지원대책 등 논의
전문가들 “정부 부실 대응” 질타

“우리 지방자치단체들이 적어도 메르스 대책에 관해서는 ‘지역 내에서는 우리가 정부다’라는 책임감으로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셔야 할 것 같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9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한 대응이 참으로 안타깝고 분통이 터졌다. 정부의 대응에서 없었던 것이 컨트롤타워와 정보공개였는데, 박 시장을 비롯해 우리 단체장들이 스스로 컨트롤타워가 되어 정보를 신속, 상세하게 공개해 시민들의 불안을 줄이고 더 효율적인 방역이 가능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대통령이 연일 지자체의 독자적인 행동이 혼란을 일으킨다고 비판하는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날 회동은 문 대표가 서울시청 대회의실에 마련된 서울시 메르스대책본부를 방문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전문가들도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부실 대응을 일제히 질타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이날 국회에서 연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감염자 발견 등 초동대응이 미숙했던 점 못지않게 정부가 국민들에게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점도 혼란을 가중시킨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재갑 한림대 교수(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는 “무조건 ‘안심해도 된다’고 정부는 설명해선 안 된다”며 “평택성모병원을 중심으로 한 1차 피크(확산)가 지났고, 지금은 2차 피크의 정점이지만, 이후 2차 피크만큼 심각한 3차 피크도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재욱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정부에서는 ‘공기를 통한 감염은 없다’고 설명하지만, 국민들은 어떻게 병원에서 그렇게 많은 이들이 비접촉으로 감염된 것인지 혼란스러워한다”며 “‘일상생활에서의 공기감염 우려는 없으나, 병원 내 환자관리 과정에서 공기감염이 될 위험성은 있다’고 설명하는 것이 적절하다.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어선 안 되지만, 지나치게 안심시키려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