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김은성의 ‘남의 탓’ 정신

등록 2005-10-09 19:37수정 2005-10-09 21:47

▲ 고나무 기자
▲ 고나무 기자
현장에서
주말인 8일 오전 9시30분 서울중앙지법 318호 법정. 10여명의 기자들이 법정 문틈에 귀를 대고 김은성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의 영장 실질심사 내용을 열심히 엿듣고 있었다.

1시간여 동안 실시된 심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도 조직적이고도 광범위한 도청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이 그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그러나 이런 충격적인 사실을 진술하는 그의 태도는 듣는 귀를 의심하게 할 정도였다.

“전임자한테 이어받았을 뿐 스스로 하고 그런 건 아니죠? 도청팀 폐지도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죠?”(변호인). “그렇습니다.” “정치적 목적도 없었고 개인의 영달을 위한 것도 아니죠?” “그렇습니다.”

당당하던 김 전 차장의 진술 태도는 판사의 직접 심문이 시작되면서 우물쭈물하는 자세로 바뀌었다.

“언론인 도청도 국가 필요에 의한 것입니까? 반대자에 대한 정치적 목적 아닙니까?” “…언론인은 직업적인….”

김 전 차장은 김대중 정부의 최고 실세인 권노갑 전 의원과 밀착해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권력을 휘둘렀던 장본인이다. 당시 도청 대상이던 소장파 의원 사이에서는 “김씨가 국정원 안가로 불러 당 개혁운동에서 빠지라고 요구했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그는 끝까지 ‘남 탓’, ‘관행 탓’만 할 뿐 끝내 자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우리 사회의 권력자들에게는 ‘최소한의 도덕성’마저 기대할 수 없는 것일까?

고나무 기자dokk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