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6월5일 시청사에서 열린 서울 구청장들과의 연석회의에서 메르스 대책을 밝히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새누리당 서울시당이 “내년 총선은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박 시장을 정조준했다. 새누리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서울 양천을)은 31일 “박 시장이 재임한 4년 동안 서울은 바닥까지 활력이 떨어졌는데, 이제야 한다는 일이 시민안전을 무시한 서울역 고가차도 수목공원화 사업 같은 것”이라며 “서울의 내년 총선은 박원순 시장과의 싸움”이라고 맹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새누리당은 또 총선을 앞두고 박 시장에게 대응하는 구도를 만든다는 차원에서 지난 28일 서울시당 운영위원회를 열어 서울시 지역구 재선 이상 현역의원 모두에게 시당의 주요 당직과 역할을 부여하는 당직인선안을 통과시켰다. 총선을 앞두고 무게감 있는 현역 의원들을 전진 배치시킨 것이다. 특히 국회 국방위원장인 3선의 정두언 의원(서대문을)에게 시당 수석부위원장을 맡겼다. 수석부위원장은 그동안 현역 의원이 아닌 원외 당협위원장을 선임하던 관례를 깨고, ‘총선 총력전’을 위해 3선의 중진 의원에게 역할을 맡겼다는 것이 시당 쪽 설명이다. 이와 함께 당 최고위원인 김을동 의원(송파병)을 비롯해 3선의 진영 의원(용산)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나경원 의원(동작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강서을) 등 재선급 이상 서울 지역 의원이 모두 시당 당직에 참여하기로 했다.
김용태 의원은 “서울 지역 총선 승리를 위해선 개별 지역구 후보들의 분투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서울 전체에서 통할 수 있는 거대공약을 개발하고, ‘일 안한 시장’의 문제점을 짚어가야 한다”고 조직적인 대응 의지를 밝혔다.
김용태 의원이 박 시장을 정면비판하고 나선 배경으로는 총선은 물론 대선 국면까지 내다본 포석이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박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것을 만회하는 차원도 있지 않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의원은 지난 6월15일 메르스 사태 대응과 관련해 “박원순 시장은 성공했고, 정부는 실패했다”며 박 시장과 박근혜 정부를 비교했다가 당내 구성원과 일부 새누리당 지지층의 반발을 산 바 있다.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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