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왼쪽)과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새누리당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안전행정위원회 등 4개 상임위원회 증인으로 잇따라 출석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감 증인으로 재벌 총수 등을 부르는 것에 소극적이던 새누리당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대표들에 대해선 여러 상임위에 걸쳐 중복적으로 증인 채택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7일 현재 안행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무위원회 등 4개 상임위에서 양대 포털 오너의 증인 채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야당에 전달했다. 지난 4일 김무성 대표까지 나서 “포털사이트가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힌 뒤, 당 차원에서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안행위의 경우, 새누리당은 선거운동 기간 중 인터넷 실명제 논란에 대한 포털 경영자의 견해를 듣겠다는 취지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감에 김 의장과 이 의장의 증인 출석을 요구하다 여의치 않자, 다음달 8일 예정된 종합감사 때라도 부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포털을 담당하는 미방위 여당 의원들도 두 의장의 증인 채택을 요구하고 있다. 미방위 여당 간사인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국감에서 포털사이트의 독과점 문제 등 을 따져봐야 한다. 왜 야당은 삼성과 현대 등 대기업 총수는 증인으로 부르자면서 영향력이 큰 포털 대표는 방어에 나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애초 포털들이 유사언론들의 무책임한 기사 전달 창구 구실을 한다는 점 등에 대해 질의할 목적으로 김범수·이해진 의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가 최근 이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문위와 정무위에서도 새누리당은 두 의장에 대한 증인 신청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새누리당의 이런 증인 채택 요구가 총선을 앞두고 포털에 정치적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라는 점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영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새누리당은 경영권 문제로 민낯을 드러낸 재벌 총수를 증인으로 세우는 것에 대해선 그렇게 반대하면서 오너 아닌 전문경영인을 부르자고 하고, 유독 포털에 대해서만 대표 아닌 오너를 증인으로 부르려고 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인터넷산업 활성화 대선 공약을 하고, 창조경제 하겠다며 규제 철폐 외치다가 총선이 다가오자 포털 길들이기와 재갈 물리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경욱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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