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환 한나라당 의원.
100분토론서 근거 못밝힌 ‘강교수 발언’ 소개…강교수 “고발할 터”
“6·25는 좋은 전쟁, ‘남한정권 박테리아’ 발언했다”등 명예훼손?
“6·25는 좋은 전쟁, ‘남한정권 박테리아’ 발언했다”등 명예훼손?
‘강정구 교수는 현행범이니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국회의원이 근거없는 명예훼손 발언으로 오히려 ‘사법처리’될 지 모르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은 생방송 토론에서 강정구 교수가 “6·25 전쟁은 좋은 전쟁이다. 김일성은 왕건과 같다. 남한 정권은 박테리아 등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해 물의를 빚고 있다. 강정구 교수는 생방송 토론중 전화를 걸어 “내가 하지 않는 발언”이라며 “출처를 밝히지 못하면 명예훼손으로 김 의원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3일 밤 문화방송 <100분 토론> ‘강정구 사법처리 논란’에 패널로 출연해 “강정구 교수는 칼럼과 발언으로 제3의 피해를 줄 수 있는 현행범”이라며 “강 교수가 ‘6·25전쟁은 통일전쟁이고 좋은 전쟁이다’, ‘왕건이 삼국통일을 한 것처럼 김일성도 통일전쟁을 했다’, ‘한국의 주적은 미국이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강 교수의 발언을) 정리를 한 것인데 오류가 있으면 책임을 질 것”이라며 “‘김일성 왕건 같은 역할했다’, ‘한국의 주류는 자발적 노예주의에 감염된 박테리아와 같은 존재’라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런 생각을 논문이나 마음 속으로 하면 괜찮은데 칼럼을 써 언론에 발표하고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는 행위는 우리 헌법이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행위를 한 것으로, 현행범”이라고 방송에서 말했다.
노회찬 “강 교수가 하지 않은 발언, 명백한 명예훼손”
“출처 밝혀라” 사회자 요구에 “지금 당장 밝히겠다”며 얼버무려 김 의원의 발언에 반대편 토론자인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과 홍윤기 동국대 교수(철학)는 “강 교수가 하지 않는 발언으로 근거를 밝히라”고 항의했다. 노 의원은 “강 교수가 하지도 않은 발언으로 심각한 명예훼손이다”라며 “책임있는 정당에서 나온 분이 조작하듯이 이야기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노 의원은 “김 의원 발언을 듣고 아직도 제5공화국이 아닌가 착각이 든다”며 “영화를 본 뒤 두 시간을 다 보고 이야기해야지, 한 두 장면으로 그 영화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강 교수의 말을 짜깁기편집했다는 이야기다. 홍 교수도 “김 의원의 주장 가운데 ‘6·25는 통일전쟁’이라는 인용을 빼고는 강 교수가 직접 한 말이 없다”며 “어디서 인용한 것인지 출처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사회자 손석희 아나운서도 출처 논란으로 토론이 격렬해지자, 김 의원에게 “문제의 발언은 어디서 인용했냐”고 2~3차례 거듭 물었다. 이런 요구에 김 의원은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밝히겠다. 당장 보여드리겠다”고 큰 소리를 치면서 들고온 서류뭉치를 흔들고, 뒤적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결국 “(강 교수) 글을 다 읽었습니다. 나중에 밝히겠습니다”라고 얼버무렸다. 결국 김 의원은 1시간30여분 진행된 토론에서 끝내 출처를 밝히지 못한 채 토론을 마쳤다. 뜨거웠던 토론, 홍 교수 “그 작자 발언 사과한다”,
김 의원 “출처…지금 못밝히지만 다 있다” 이날 토론은 뜨거웠다. 토론의 말미에서 손석희 아나운서는 두 가지를 별도로 확인했다. 하나는 홍윤기 교수의 ‘발언’이었다. 홍 교수는 토론에서 “대한상의 김상렬 부회장의 발언은 동국대 학생들을 겨냥한 신연좌제”라고 흥분하면서 김 부회장을 “그 작자”라고 표현해, 손 아나운서의 지적을 받고 공개적으로 사과를 했다. 사회자가 지적한 또 한 건은 김충환 의원의 발언 출처에 대한 것이었으나, 김 의원은 “다 출처가 있는데 지금 보시듯 자료가 많아 못찾겠다”며, 그 자리에서 사과 혹은 확인을 거부하고 넘어갔다.
14일 오후, 김 의원 “강 교수가 직접 표현한 것은 아니다”
“워딩이 아니라 논문의 내용을 분석해야지…?” 김 의원은 문제의 강 교수 발언을 입증할 출처를 밝힐 수 있을까? 14일 오후 지방행사에 참석중이라는 김 의원과 어렵게 전화통화가 되었다. 김 의원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강 교수 발언이 워낙 많아) 내가 일일이 설명할 수 없으니 인터넷을 통해 밝히겠다”면서도 “(강 교수가) ‘6·25 좋은 전쟁’이라고 직접 표현한 것은 아니다”고, 전날의 ‘확신에 찬 태도’에서 한발 물러났다. 김 의원은 ‘그럼 강 교수의 직접 워딩(발언)이 아니라는 뜻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논문을 볼 때 논문의 내용을 분석해야지”라며 “사람이 주관이 따로따로 있으나 보통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왕건과 김일성을 비교했구나’, ‘대한민국 지도부를 박테리아로 비유했구나’ 금방 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초등학교 학생들에게는 워딩이냐, 아니냐는 것이 중요하지만 학자들이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내용은 <데일리서프> 칼럼 ‘맥아더를 알기나 하나요?’ 등에 다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발언 등이 강 교수의 직접적인 발언이 아니라 자신의 해석이었음을 시인한 셈이다. 김 의원 “논문은 괜찮지만, 똑같은 생각을 칼럼이나 강의로 표현하면 안돼” 그러나, 김 의원은 ‘논문은 괜찮고 칼럼과 강의는 안된다’는 발언에 대해 “칼럼은 지면을 통해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하니까 “6·25 통일전쟁” 등을 주장하면 정치선동이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생방송토론에서 김 의원이 발언의 출처를 얼버무린 채 끝내자, 본격 검증이 이뤄지는 토론의 2라운드는 인터넷에서 시작됐다. 토론이 끝난 14일 새벽부터 100분 토론 게시판과 김 의원 홈페이지(www.kimcw.com)에는 “어이없다, 공부 좀 해라”는 비난 글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방송 토론은 면책특권도 없으니 발언의 출처를 밝히지 못하면 김 의원을 법적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서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증거자료를 제출하신다고 하시더니 아직도 묵묵부답이군요. 본인 입으로도 공인이라고 강조를 하시던데 반드시 그 말에 책임을 졌으면 좋겠습니다. 꼭 증거자료를 밝혀 주십시오!”(김 의원 홈페이지 게시판 ‘궁금하네’)
누리꾼 “면책특권 적용안되는 방송토론…의원직 위험?” “앞으로 TV에 특히 토론 프로에는 절대 나오지 마세요. 그게 의원님 정치생명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고언’) “위원직 위험한 것 아닌가요. 고소 들어가서 벌금형 물면 국회의원 그만 두셔야 되는 것 아닌가? 책 좀 보고 사세요.”(이승재) “너무 실망이다. 그저 감정적인 대응만 앞서고, 논리 또한 지극히 평범하다. 수구꼴통이란 것이 자연스럽게 생각나게 한다. 너무 준비를 안 한 것 같다. 한나라당 지지자로서 쪽팔린다.”(100분토론 게시판 이창훈) “발언하실 때 내가 창피해진다. 질문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전문성이 부족하다. 또한, 강 교수님의 수업을 들은 학생도 구속될 수도 있다는 발언은 가장 최악이었다. 한나라당은 좀 더 전문성을 갖춘 의원님을 패널로 내보냈으면 한다.”(조승석) “면책특권도 발동되지 않는 방송 토론에서 제대로 헛소리를 하셨군요.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없으실 테니(?) 불구속 수사할 테고, 출석 안 하면서 시간 보내다가 잊히기만을 바라시겠죠.”(강동구민)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출처 밝혀라” 사회자 요구에 “지금 당장 밝히겠다”며 얼버무려 김 의원의 발언에 반대편 토론자인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과 홍윤기 동국대 교수(철학)는 “강 교수가 하지 않는 발언으로 근거를 밝히라”고 항의했다. 노 의원은 “강 교수가 하지도 않은 발언으로 심각한 명예훼손이다”라며 “책임있는 정당에서 나온 분이 조작하듯이 이야기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노 의원은 “김 의원 발언을 듣고 아직도 제5공화국이 아닌가 착각이 든다”며 “영화를 본 뒤 두 시간을 다 보고 이야기해야지, 한 두 장면으로 그 영화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강 교수의 말을 짜깁기편집했다는 이야기다. 홍 교수도 “김 의원의 주장 가운데 ‘6·25는 통일전쟁’이라는 인용을 빼고는 강 교수가 직접 한 말이 없다”며 “어디서 인용한 것인지 출처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사회자 손석희 아나운서도 출처 논란으로 토론이 격렬해지자, 김 의원에게 “문제의 발언은 어디서 인용했냐”고 2~3차례 거듭 물었다. 이런 요구에 김 의원은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밝히겠다. 당장 보여드리겠다”고 큰 소리를 치면서 들고온 서류뭉치를 흔들고, 뒤적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결국 “(강 교수) 글을 다 읽었습니다. 나중에 밝히겠습니다”라고 얼버무렸다. 결국 김 의원은 1시간30여분 진행된 토론에서 끝내 출처를 밝히지 못한 채 토론을 마쳤다. 뜨거웠던 토론, 홍 교수 “그 작자 발언 사과한다”,
김 의원 “출처…지금 못밝히지만 다 있다” 이날 토론은 뜨거웠다. 토론의 말미에서 손석희 아나운서는 두 가지를 별도로 확인했다. 하나는 홍윤기 교수의 ‘발언’이었다. 홍 교수는 토론에서 “대한상의 김상렬 부회장의 발언은 동국대 학생들을 겨냥한 신연좌제”라고 흥분하면서 김 부회장을 “그 작자”라고 표현해, 손 아나운서의 지적을 받고 공개적으로 사과를 했다. 사회자가 지적한 또 한 건은 김충환 의원의 발언 출처에 대한 것이었으나, 김 의원은 “다 출처가 있는데 지금 보시듯 자료가 많아 못찾겠다”며, 그 자리에서 사과 혹은 확인을 거부하고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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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이 방송 토론에서 강정구 교수가 “6·25 전쟁은 좋은 전쟁이다. 김일성은 왕건과 같다. 남한 정권은 박테리아 등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해 물의를 빚고 있다. 김 의원 홈페이지에 비난 글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 “면책특권 적용안되는 방송토론…의원직 위험?” “앞으로 TV에 특히 토론 프로에는 절대 나오지 마세요. 그게 의원님 정치생명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고언’) “위원직 위험한 것 아닌가요. 고소 들어가서 벌금형 물면 국회의원 그만 두셔야 되는 것 아닌가? 책 좀 보고 사세요.”(이승재) “너무 실망이다. 그저 감정적인 대응만 앞서고, 논리 또한 지극히 평범하다. 수구꼴통이란 것이 자연스럽게 생각나게 한다. 너무 준비를 안 한 것 같다. 한나라당 지지자로서 쪽팔린다.”(100분토론 게시판 이창훈) “발언하실 때 내가 창피해진다. 질문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전문성이 부족하다. 또한, 강 교수님의 수업을 들은 학생도 구속될 수도 있다는 발언은 가장 최악이었다. 한나라당은 좀 더 전문성을 갖춘 의원님을 패널로 내보냈으면 한다.”(조승석) “면책특권도 발동되지 않는 방송 토론에서 제대로 헛소리를 하셨군요.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없으실 테니(?) 불구속 수사할 테고, 출석 안 하면서 시간 보내다가 잊히기만을 바라시겠죠.”(강동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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