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전 대법관
“지도부 뜻 공감…당이 정하는대로”
김무성, 김황식·오세훈에도 권유
김무성, 김황식·오세훈에도 권유
새누리당 지도부로부터 내년 4월 총선에서 서울에 출마할 것을 권유받아온 안대희 전 대법관이 22일 “당에서 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밝혔다고 김무성 대표가 전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으로 지지층 이탈을 염려하는 새누리당의 ‘중량급 인사 험지(접전지) 출마’ 전략이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에서 안 전 대법관을 만나 최근 당내에서 제기된 ‘중량급 인사 수도권 출마론’을 전하며 안 전 대법관이 현재 출마 준비 중인 부산(해운대)을 접고 서울의 접전지에 출마해줄 것을 권유했다. 안 전 대법관은 “당 지도부 취지에 공감한다. 당에서 정하는 대로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안 전 대법관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렇게 권고하기로 했다고 하는데 가볍게 ‘아니다’라고 할 수 없지 않으냐”며 “(서울 출마를) 고심중”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법관은 최근 부산 해운대 지역구에 사무실을 얻어두고 출마를 준비해왔으나, 이날 회동으로 ‘서울 회군’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회동에서 서울의 구체적인 출마 지역구까지 거론되지는 않았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당내에서는 인구 초과로 선거구가 하나 추가될 예정인 강서 등 접전지가 출마 지역으로 오르내린다.
김 대표는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 나섰던 김황식 전 국무총리, 종로에서 박진 전 의원과 당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차츰 만나 서울 접전지 출마를 권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했다가 정몽준 전 대표에게 패한 경험이 있다. 새누리당은 보은 차원에서 김 전 총리에게 여당 강세 지역인 서울 강남의 분구 지역 출마 제안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김 전 총리는 내년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새누리당은 또 서울 서초갑 경선에서 맞붙게 될 이혜훈 전 최고위원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흩어지게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김무성 대표는 21일 기자들에게 “당의 소중한 자산이 될 사람이 한 지역에 몰리는 건 교통정리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량급 인사 험지 출마가 김 대표가 반대해온 전략공천으로 변질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당 지도부는 “이들도 경선을 거쳐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당에서 공천방식을 정하는 공천특별기구가 특정 후보자의 지지도가 경쟁자에 비해 월등히 높을 경우 ‘단수추천지역’으로 공천 없이 후보를 선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어, 중량급 인사들이 접전지에 출마할 경우 경선 없이 후보가 될 가능성도 있다.
김무성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한 석이 아쉬운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인사들이 한곳에 모여서 경쟁할 필요 없다. 당에서 간곡히 호소해나가면 외면하지 못할 걸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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