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와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들이 처리되는 동안 의석 뒤편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국회 쟁점없는 법안 212건 통과
시간강사법 다시 2년 유예
유사강간도 화학적 거세
시간강사법 다시 2년 유예
유사강간도 화학적 거세
국회는 31일 본회의를 열어 고등교육법 개정안 등 여야간 쟁점이 없는 법안 212건을 통과시켰다. 노동시장 구조개편 관련 5개 법안 등 여야 간 이견이 큰 쟁점 법안은 타협을 이루지 못해 해를 넘기게 됐다.
본회의를 통과한 고등교육법 재개정안은 대학 시간강사의 처우를 개선하는 이른바 ‘시간강사법’ 시행을 또다시 2년 유예하는 내용이다. 애초 2013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던 고등교육법 개정안은 대학 시간강사에게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고 1년 단위로 계약해 고용 안정성을 높이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대학의 재정 부담이 증가해 시간강사 대량해고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3년간 유예됐는데, 대량해고 우려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며 다시 2년간 연기한 것이다.
보복운전을 해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운전면허가 취소·정지되도록 한 도로교통법 개정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에는 교통범칙금을 과태료처럼 신용카드로 낼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여야는 성폭행뿐만 아니라 유사 강간을 저지른 이에게도 이른바 ‘화학적 거세’인 성충동 조절 약물을 투입하도록 하는 ‘성폭력범죄자 성충동약물치료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집회할 의사가 없는데도 다른 집회를 못하게 하려고 미리 집회신고를 해놓는 ‘유령집회’를 막기 위한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처리됐다. 이에 따라 집회신고를 하고도 실제 집회를 하지 않을 경우 집회일시 24시간 전에 철회신고서를 관할 경찰서에 제출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철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했다.
또 여야는 오는 4·13 총선 때 ‘안심번호를 활용해 당내 경선 여론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안심번호는 이동통신사가 가입자의 실제 휴대전화번호를 가린 채 생성한 임시번호다.
여야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쟁점 법안들은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정부·여당이 강하게 요구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노동시장 구조개편 5개 법 등은 해당 상임위원회 문턱을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테러방지법은 여야 원내대표 협의에서 테러방지센터를 국가정보원이 아닌 국무총리실에 두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30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서 김무성 대표 등이 “테러방지센터를 국정원에 안 둘 것이라면 테러방지법을 처리하지 말라”며 기존 입장으로 선회해,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또 야당이 적극 추진해왔던 ‘생활임금법’(최저임금법 개정안)과 ‘탄소법’(탄소소재 융복합기술개발 및 기반조성지원법)은 전날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새누리당이 “야당 요구 법안만 통과시킬 수 없다”며 반대해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12월31일 국회 본회의 통과 주요 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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