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싸우면 최고의 관계죠
정책실현 되나마나…그건 아니다”
정책실현 되나마나…그건 아니다”
“당이 정부를 뒷받침하면 수직적이라고 하고, (서로) 비난을 하면 수평 관계라고 하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일방적 당청관계를 비판하는 쓴소리에 대해 이렇게 반박했다. 대국민담화 뒤 질의 순서가 돌아온 한 기자가 “현재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관계가 좋아보이는데 이런 협조관계가 수직적 협조관계로 보인다. 권력 분립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동의하냐”고 물은 데 대한 답변이었다. 박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한다면 맨날 싸우면 최고의 관계죠. 정책은 실현되나마나. 그건 좀 아니라고 본다”고도 말했다.
지난해 7월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가 국회법 개정과 관련해 청와대와 갈등을 빚다 물러난 뒤, 새누리당 내에선 청와대와의 충돌을 피하며 고분고분한 태도를 보이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유승민 찍어내기’로 청와대의 여당 길들이기가 성공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여당이 청와대의 독주를 견제하고 균형을 잡으며 야당과 타협과 절충을 모색하기보다는, 청와대의 일방적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수직적 관계’가 자리잡은 것이다. 최근 여야가 ‘대통령 관심법안’을 놓고 진도를 못 나가는 이유도, 좀처럼 물러서지 않으려는 청와대의 입김 탓이라는 해석이 많다.
박 대통령은 “당청이라는 것은 국정 목표를 공유해야만 한다. 대통령은 당의 정강·정책이 국정에 반영되도록 힘쓰고 당은 실현되도록 뒷받침하며, 결과는 공동 책임지는 게 당청관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당과 청은 두개의 수레바퀴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당이 생각하는 걸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