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새해 기자회견을 열어 “선대위가 안정되는대로 빠른 시간 안에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더민주 문 대표 신년회견
사퇴 시기·권한이양 논란 선그어
“영입위원장도 내놓고 백의종군”
호남민심 되돌릴지 촉각
추가탈당 제동 여부도 관심
천정배·정의당에 연대 제안
사퇴 시기·권한이양 논란 선그어
“영입위원장도 내놓고 백의종군”
호남민심 되돌릴지 촉각
추가탈당 제동 여부도 관심
천정배·정의당에 연대 제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사퇴를 발표하며 총선체제로의 전환에 시동을 걸었다. 문 대표는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중심의 리더십을 강조하며 4·13 총선 목표를 ‘새누리당 과반수 저지’로 잡았다.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새해 기자회견에서 문 대표는 “선거대책위원회가 안정되는 대로 빠른 시간 안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김종인 위원장을 전폭적으로 신뢰한다”며 “최고위원들과 상의해 선대위로의 권한 이양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김종인 선대위원장 영입이 발표될 때 문 대표는 이미 2선 후퇴 의사를 비친 바 있다. 그러나 시기와 권한 이양 정도를 놓고 해석이 분분했는데, 이날 선대위에 “전권”을 넘기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의 여지를 불식했다. 문 대표는 인재영입위원장 자리도 내놓기로 했으며, 총선 불출마 의사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선대위원 인선도 김 위원장이 모두 알아서 할 것이며, 문 대표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말한 “선대위가 안정되는 대로”는 이번에 꾸려지는 선대위가 실질적인 지도부 구실을 할 수 있도록 당내에서 필요한 절차를 밟는 것을 말한다. 앞으로 당무위원회에서 선대위원회 구성이 추인되면 중앙위원회가 소집돼 선대위에 당 지도부의 권한을 주는 쪽으로 당헌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가 실질적 비대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부칙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다. 중앙위원회를 소집하려면 소집 공고 기간 5일이 있어야 하므로, 이러한 과정에는 일주일가량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1월 안, 늦어도 설 연휴 전까지 문 대표는 사퇴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표의 사퇴로 인해, 더민주에 등을 돌렸던 호남 민심을 붙잡아 야권의 전통적 지지층을 복구할 수 있을지가 관심을 모은다. 문 대표는 이날 최근 호남의 민심 이탈에 대해 “참으로 송구스럽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는 “당을 새롭게 만들고 호남뿐 아니라 밖에서도 이길 수 있는 희망을 주는 정당으로 만들어낸다면 호남 민심도 돌아와서 기꺼이 우리 당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호남을 중심으로 한 탈당 릴레이가 멈추느냐가 관건이다. 문 대표의 사퇴 발표로 호남 의원들의 탈당 명분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탈당을 고민하던 이윤석(전남 무안·신안), 김영록(전남 해남·완도·진도), 이개호(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박혜자(광주 서갑) 의원 등은 당분간 결정을 유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지원 의원은 이르면 20~21일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호남의 공천에 대해 “호남, 특히 광주에서는 시민들 뜻을 받들 수 있는 공천 절차가 가능할지 모색해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 대표는 또한 이날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 및 정의당과 연대 논의를 공식화하자고 제안했다. 정의당은 ‘경제민주화 야권연합 원탁테이블’ 같은 형식의 구체적인 연대 틀을 구상중인 반면, 천정배 의원 쪽은 여전히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이번 총선에 배수진을 쳤다. 그는 이번 총선 목표에 대해 “국민들께서 새누리당의 과반수 의석을 막아주셔야 한다. 우리 당이 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 대표에 있든 아니든, 어떤 위치에 있든 총선 결과에 무한한 책임을 져야 하고 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정권 교체의 희망을 마련하지 못하면 겸허하게 제 역할이 여기까지다 인정해야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대권 재도전도 없다는 것이다.
송경화 이유주현 기자 freehwa@hani.co.kr
[관련 영상] 더민주, 김종인만으로 표얻기 어렵다/ 더정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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