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23번째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테러방지법 반대를 위한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부 의원들이 국가비상사태의 심각성 등을 설명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의 성대모사를 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28일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는 도중, 10월 유신으로 이어진 국가비상사태 선언 전문을 낭독하면서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냈다. 이 의원은 197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국가비상사태 선언문을 읽기 전 새누리당 이채익 의원과 잠시 말다툼을 벌이면서 “진짜 국가비상사태는 대통령이 하셔야 하는 거다. 입법 비상사태라는 것을 들어보셨냐. 정 비상사태가 필요하시면 박근혜 대통령께서 국민 앞에 나와서 선포하시라”고 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1971년 12월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낭독한 ‘국가비상사태 선언’을 그대로 읽어내려 갔다. 이때 이 의원은 갑자기 목소리톤을 바꿔 박정희 전 대통령 특유의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톤으로 선언문을 읽어내려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도 지난 27일 국회에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성대모사를 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국가비상사태가 계엄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면서, 박 대통령의 목소리와 어투를 흉내내 박 대통령 목소리 부분을 여성 목소리톤으로 발언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가비상사태라고 선포했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맞아요. 국가비상사태예요. 그래서 계엄을 선포합니다’, 이러면 어쩌실려고 하십니까?”라면서 “국가비상사태의 선포에는 계엄령 발동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갑자기 대국민담화를 통해 ‘여러분 대한민국은 3권분립 입니다. 입법부 수장이 국가비상사태라고 선포했기 때문에 저는 행정부 수장으로서 존중합니다. 맞습니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합니다. 계엄령을 선포합니다’라고 하면 어떡할라고 그래요?”라고 말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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