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물갈이 거론’ 중진들 면접
“미 최장수 의원 101살…나이 문제 아냐”
이한구 “비례 상향공천 불가” 못박아
친박중진 황우여 면접땐 자리 비워
“미 최장수 의원 101살…나이 문제 아냐”
이한구 “비례 상향공천 불가” 못박아
친박중진 황우여 면접땐 자리 비워
‘비박계 살생부’나 ‘중진의원 컷오프 리스트’ 등에 오르내리며 ‘현역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되는 수도권 중진 의원들이 8일 공천관리위원들 앞에서 깐깐한 면접을 봤다.
서울 은평을에서 6선에 도전하는 친이명박계 이재오 의원은 이날 면접에서 공관위원들로부터 “평소에 당에 뼈아픈 소리를 하는 게 소신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평소 소신이다. 당에 건강한 소리가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면접 뒤 ‘중진의원 교체설’에 대해 “미국의 최장수 의원 나이가 101살인데 정치에 나이가 있느냐. 일을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지 나이가 문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각종 물갈이 소문을 두고 “선거 때만 되면 ‘카더라’ 방송이 많아 그런 일에 신경 쓰지 않는다. 공관위원장의 말의 자구를 해석하려 하거나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교육부 장관직에서 물러난 황우여 전 대표(인천 연수갑)는 친박계 중진이지만 입지가 좁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부 장관 시절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총대를 멨던 황 의원은 면접 전 ‘중진의원의 인위적인 물갈이설’에 대한 질문에 “인위적이라는 말은 국민들의 뜻에 안 맞는 수가 있다. 국민의 뜻을 잘 살펴서 중진과 소장, 신진 세력이 조화롭게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 의원 면접 때는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비박계 4선인 정병국 의원(경기 여주·양평)에겐 “5선이 된다면 무슨 일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정 의원은 면접이 끝난 뒤 “요즘도 ‘원조 소장파’라는 얘기를 듣는데 불신받는 정치를 변화시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대답을 했다”고 전했다.
인천 연수을은 청와대 대변인을 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입’으로 일했던 민경욱 전 <한국방송>(KBS) 앵커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원내대변인을 했던 민현주 의원이 나란히 면접을 봤다.
이한구 위원장은 김무성 대표가 구상했던 ‘오디션 방식의 상향식 비례대표 공천’이 불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례대표 선정 방식이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는 여러 기준이 있는데 지금 시간이 없다. 솔직히 서류심사만 하기도 벅차다”고 말했다. 일정이 촉박해 비례대표는 기존 ‘하향식’ 방식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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